“내리는 비가 내렸던 비가 되기까지 우리의 기억 같은 것” -'4월' 중에서
전영재(21·사진)씨가 쓴 제 15회 윤동주 문학상 당선작의 한 구절이다.
전 씨는 2001년부터 대학생을 대상으로 연세대가 윤동주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주는 시 문학상인 윤동주 문학상을 받으면서 자신의 꿈에 한 발자국 다가섰다.
한남대 문예창작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전씨는 시 창작에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공허함이라며 자신의 시를 소개했다.
서점에서 윤동주 시를 접하면서 첫 번째 공허함을 마주한다. 고교를 중퇴하며 방황하던 시절, 그는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서점을 들렀고 윤동주의 시가 공허함을 채웠다. 윤동주의 시가 없었다면 그는 아마 지금까지 방황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고 한다.
당선작 소감문에서, “19살 방황하며 우연히 읽은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시집을 읽고 눈물을 흘렸다”며 윤동주를 닮고 싶다고 했다.
윤동주를 닮고 싶어 문예창작을 선택했지만 쉽지 않았다.
재능있는 학생들이 전국에 많지만 지방에선 교류가 활발하지 않아 자신의 세계에 갇히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또 기술이 아닌 문학을 선택한 이유만으로 배불렀단 오해도 많이 받았다.
힘들고 어려운 시를 포기하려 할 때 여자친구와 헤어지면서 두 번째 공허함을 맛보게 된다.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그는 다시 시에 매달리게 됐다.
두달 동안 몸무게가 20Kg 넘게 빠지도록 시에만 내달리면서 하루에 시 한편을 완성했다.
윤동주 문학상 공모는 그 중 5편을 모아 제출했고 '4월'이 당선작이 됐다.
전 씨는 “아파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아파할 수 있는 이 세상에서 시를 느끼고 싶다”며 “아팠을 때 위로할 수 있고 아픔을 공유할 수 있는 시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구창민 수습기자 wanshidat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