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슬라이드 대전 페스타'가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은 대전마케팅공사의 독단적인 사업추진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대전시 등 관련 기관과 아무런 협의도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치 행사 개최가 확정된 것처럼 발표를 하는 등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퍼졌고, 행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기관마저 결국엔 등을 돌렸다는 설명이다.
마케팅공사는 지난 5월 초 유성구와 협의를 진행하기 전 서구와 먼저 협의를 진행했다. 당시 관저동에서 행사를 개최하는 것으로 최종 협의가 진행됐지만, 과거 이벤트 업체를 운영했던 A의원과 연관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축제의 공공성을 이유로 무산되고 말았다.
서구 관계자는 “유성구와 마찬가지로 도로사용 협조에 대한 부분 때문에 협의 과정에서 무산된 것”이라며 “특정 의원 때문에 무산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후 마케팅공사는 5월 말 유성구에 후원명칭 사용과 행사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유성구는 6월 4일 도로사용 허가가 먼저 완료돼야 협조할 수 있다는 답변을 했다.
유성구의 답변을 받은 마케팅공사는 약 1개월 동안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다가 지난 2일 원신흥동에서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으니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문제는 유성구의 답변도 오지 않은 상태에서 3일 언론에 30일부터 8월 5일까지 원신흥동 일대에서 행사가 개최된다고 공식 발표했다는 점이다.
이처럼 마케팅공사의 무리한 사업추진은 관련 기관으로부터 행사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됐고, 결국엔 행사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문화기획단 '정상인'측은 행사를 개최할 수만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입장이다.
'정상인' 한순중 대표는 “대전시와 협의를 진행할 때 축제의 공공성이 문제가 된다면 수익금 전부를 기부하겠다고 했다”며 “하지만 대전시를 비롯한 여러 기관은 무조건 축제를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성구에서 요구하는 안전필증만 해도 먼저 시설을 설치하고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도로사용 허가가 나지 않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행사 하루 전에 시설 설치가 완료되니 이 때 받겠다고 했지만, 이건 또 안 된다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마케팅공사 관계자는 “유사 사례가 없기 때문에 시나 자치구에서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며 “만약 협조가 안 될 경우 워터슬라이드의 길이는 줄어 들겠지만 엑스포과학공원 한빛탑 뒤쪽에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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