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알고 지킵시다]갑상선약 먹으면 살찐다?

호르몬 과다분비 상태인 항진증, 아무리 많이 먹어도 몸무게 줄어 약물 치료시 원래 체중으로 회복

[건강, 알고 지킵시다] 갑상선기능항진증

▲ 이인석 대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 대부분은 체중 감소가 있고, 기운이 없으면 “암이 아닐까”하는 걱정에 종합검진을 받는다. 숨이 차고 심장이 두근거리면 심장내과에서, 설사 증세가 있으면 소화기내과에서 검사를 받는다. 이처럼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 진단받기 전까지 여러 진료과를 방문한다. 이 과정에서 다른 질환으로 오진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갑상선호르몬은 체내 대사와 체온을 조절하고 많은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갑상선호르몬이 정상보다 과도하게 분비되는 상태를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고 한다. 그 중 '그레이브스병'이 가장 흔한 질환이다. 그레이브스병은 20대에서 50대 사이에 잘 발생하는 자가 면역성 질환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증상은 식욕이 증가하지만 체중이 빠지고, 손발이 떨리면서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이 많이 난다. 또한 탈모, 월경량 감소와 손톱이 잘 벌어지고, 대변을 묽게 자주 본다. 신경질이 나고 쉽게 피곤하며, 가슴 두근거림과 안구돌출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증상이 있을 때 갑상선기능검사를 꼭 받아봐야 한다.

그레이브스병의 치료 방법은 약물치료, 방사성요오드치료, 수술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항갑상선제 치료가 가장 많이 선호된다. 약물 치료 후 갑상선 기능은 8~12주 후 정상화되면서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증상은 호전된다. 그러나 증상이 호전돼도 항갑상선제는 12~18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으면 밥맛이 좋아져서 아무리 많이 먹어도 몸무게는 오히려 빠진다.

체중 감소는 과도한 갑상선호르몬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신체 대사율이 증가돼 에너지가 평소보다 많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단 당시 몸무게는 병 때문에 빠진 것이지 자신의 원래 몸무게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갑상선약을 복용하면서 갑상선기능이 정상화되면 병에 의해서 빠진 몸무게는 점차 회복된다.

젊은 여자들은 갑상선약 때문에 살이 찐다고 착각해 임의로 중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갑상선약 때문에 살이 찌는 것이 아니고 병이 치료되면서 점차 본연의 몸무게로 돌아가는 것이므로 절대 갑상선약을 중단하면 안 되고, 적절한 식사량 조절과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다시마환을 매일 복용하는 경우와 같이 극단적으로 많이 섭취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요오드가 풍부한 김이나 미역을 통상적으로 섭취하면 갑상선 기능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요오드 과다 섭취로 인한 갑상선항진을 방지하기 위해 자동조절기전이 잘 발달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갑상선질환이 있다고 요오드 섭취를 줄이거나 과도하게 복용할 필요는 없다.

안구돌출증이 있는 경우 흡연은 안구돌출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금연이 필요하다. 또한 갑상선기능항진 상태에서 과음을 하거나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떨리는 증상 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갑상선기능이 정상화될 때까진 과도한 음주나 커피는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