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토지주와 영세 임차농민 등은 하루빨리 보상절차 마무리를 원하고 있지만, 보상금 인상을 요구하는 일부 지주와 사업 백지화를 주장하는 단체 등이 얽혀 있어 첫날부터 마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업시행자인 대전도시공사(사장 박남일)는 이날부터 우편을 통해 토지주 등에게 보상금액을 공개하는 등 '손실보상협의통보'(보상공고 요청)를 시작해 오는 9월 9일 마무리할 예정이다.
말 그대로, 산정된 보상금액을 개별적으로 통보하고 보상금을 지급하는 절차로, 협의기간은 30일 이상이지만 공사는 여러 여건을 감안해 최장 60일까지로 결정했다.
이 기간 보상금이 적절하다고 인정하는 지주와 임차농민들은 보상금 수령 절차를 거친 후 소유권 등을 공사로 넘기면 된다. 보상금액을 인정하지 않고 이의를 제기하는 지주 등은 수용재결절차를 요구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가 감정평가사 파견 등을 통해 보상금을 재산정하는 절차에 들어가 최소 6개월 이상이 추가로 소요된다.
수용재결절차를 통해 산정된 보상금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또다시 3개월 정도가 걸리는 감정평가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 여기서 산출된 보상금마저도 거부하면 분쟁과 소송 등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
우선 보상금을 가능한 한 빨리 받으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사업지구 내 토지를 임대해 농사를 짓는 영세 임차농민들이다. 120여명으로 구성된 시설농민협의회는 도시공사를 찾아 계획대로 10일부터 보상절차를 진행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협의회 관계자는 “농사가 생계와 직결돼 보상금 수령을 전제로 이미 다른 지역 농지를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한 이들이 많다”며 “보상이 늦어지면 영세한 농민들이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토지주는 “사실 시간을 끌어봤자 이득보다는 손실이 많다”며 “일부에서 보상금을 더 받으려는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것 때문에 사업백지화까지 주장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일부 지주들과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친수구역개발사업 백지화시민대책위원회는 손실보상협의통보 중단을 요청하며 대전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부터 시청 1층에서 밤샘농성에 돌입한 대책위는 “인공호수를 만들기 위해 땅을 강제로 뺏고, 혈세를 들여 천혜의 환경을 망치며 대규모 아파트까지 지어 원도심 공동화를 심화시키는 사업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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