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 규제정비 실적평가 '황당'

1단계 5대 분야 '입법 예고' 기준으로 평가해 진행중인 동구·대덕구 '실적전무' 지자체 전락

국무조정실이 지난 8일 발표한 지방자치단체별 지방규제 정비 실적에 대한 평가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9일 대전시와 자치구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올해 11대 분야 지방규제 정비계획 추진 일정을 발표하면서 11개 분야에 대해 3단계에 걸쳐 정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중 1단계인 건축·국토·산업·농업·환경 5대 분야는 지난 4월 중순 10월말까지 공포·시행을 완료하도록 지시했으며, 문화관광·해양수산·지방행정 3대 분야의 경우 10월말까지 의회 제출을 목표로 업무를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보건복지·산림·교통 3대 분야는 12월 말까지 입법예고가 목표다.

문제는 정해진 기간에 맞춰 업무를 추진하고 있던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갑자기 1단계 추진 실적에 대해 입법예고 여부를 기준으로 평가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이번에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평가된 동구의 경우 불수용 1건을 제외하고, 유통상생발전 및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 등 3건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었다.

대덕구 또한 불수용 1건을 제외하고 유통분쟁 조정위원회 설치 및 운영조례 등 1건에 대해 9월 개정완료를 목표로 개정계획을 수립 중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입법예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비 기간이 3개월이나 남았음에도 실적이 전무한 자치구로 낙인찍혔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국무조정실이 이번에 지방규제 정비 등급을 발표한 것은 규제 정비 속도를 높이라는 차원에서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개정절차의 진행 상황을 수치 및 등급화해 발표하면서 마치 정비 완료된 실적 발표처럼 보도돼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저하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러니하게도 폐단이나 규제가 많았던 자치단체는 이번에 많은 규제를 정비하면서 일을 열심히 하는 자치단체가 됐다”며 “규제를 몇개를 풀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규제라도 주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규제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