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지역 병원에 따르면 국가지정 격리병원으로 지정돼 메르스 감염자들의 치료를 담당한 충남대병원은 최근 외래 환자가 3300여 명까지 늘었다. 그러나 평균 4000여 명의 환자들이 찾았던 예전에 비하면 아직도 부족한 수치다.
충남대병원은 원내 메르스 감염이나 환자 경유가 없었지만,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는 소식에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겼었다. 메르스 공포가 극에 달했던 지난달 15일은 환자가 가장 많이 찾는 월요일이었지만, 외래환자는 2200여 명 정도에 불과했다.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되고, 완치자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지난달 29일부터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대청병원은 메르스 여파가 아직 크게 남아있다. 대전 첫 감염자인 16번 환자(40)가 6일이나 입원해 병원 전체가 코호트(이동제한) 조치됐던 만큼, 시민들의 대청병원에 대한 인식이 쉽게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청병원은 인식 개선을 위해 주차장에 국민안심병원 대형 현수막을 걸어 '안전'을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장마까지 겹치면서 대청병원의 환자 증가세는 더디기만 하다. 서구 복수동에서 정림동으로 넘어가는 언덕에 자리한 병원의 위치도 불리하다는 분석이다. 가뜩이나 병원을 찾기 힘든 노인 환자들이 여름장마가 시작되면서 외출을 꺼리고, 이동에도 어려움이 많아지는 이유에서다. 7월 중 태풍까지 찾아올 수 있어 '6월 메르스, 7월 장마'라는 속아픈 푸념까지 낳고 있다.
하루 최대 2500명이 방문하던 건양대병원은 현재 1800~2000여 명이 찾으며 70%의 회복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중순엔 환자가 300명으로 줄고, 외래 교수가 하루 1명의 환자를 보는 등 큰 타격을 입었었다. 병원이 추산하고 있는 지난달 손실은 100억원에 이른다.
을지대병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메르스 환자가 입원했다는 사실이 퍼지면서 외래 환자가 급감했다. 지난달 예상 손실액은 70억원 정도다. 지난 8일 2200여 명이 내원했지만 평소 외래환자수(2500명)보다 적다.
선별진료소에서 메르스 환자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병원 전파를 막은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도 메르스 여파를 피해갈 순 없었다. 평소 하루 평균 2000명이던 외래환자가 반토막 나 1000명 남짓한 인원이 병원을 찾았다. 현재 외래환자는 하루 평균 1700명 정도다.
메르스 사태 초기부터 국민안심병원으로 역할을 수행한 대전선병원도 환자 발생이나 경유는 없었지만, 시민들이 병원 자체를 피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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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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