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대전 중구 태평네거리 부근이 도로차선을 비롯해 도로교통에 관한 규제와 지시를 나타내는 표시가 지워져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7일 오후 시간대 중구 유천동 한 횡단보도 인근 흰색 점선 도로는 중간 중간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닳아 없어져있었다. 교차로에서 끼어들기를 하는 차량과 직진 차량은 사라져버린 차선에 자칫 접촉사고를 낼 정도로 근접운행을 하면서 아슬아슬한 상황을 연출하기까지 했다.
한 시민은 “차선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부근에 그려진 교통 사고표시가 오히려 눈에 더 잘 들어온다”며 “시내 곳곳에서도 일부 차선은 중간이 사라져 야간에는 차선을 구분하기 조차 힘들다”고 불평했다.
장마와 함께 태풍 예보로 우천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흐릿해진 도로 위 차선도색이 교통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다. 더구나 도색된 부분이 지워진 차선은 야간 사고까지 불러올 수 있어 자치단체의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대전시는 해마다 지역 내 도로 차선도색을 위해 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동구 3억원을 비롯해 중구 5억원, 서구 5억원, 유성구 4억원, 대덕구 3억원 등으로 차량 운행이 많은 지역에 대해 예산투입액을 차별적으로 배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 자치구는 도로별로 정기적으로 차선 도색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도심 곳곳에서는 도색된 차선이 흐릿해지거나 일부 구간에서는 아예 사라져버려 시민들이 통행에 애를 먹고 있다.
차량이 집중되는 교차로의 경우에는 아예 추월차선을 구분하기 위한 흰색 점선 구분선이 사라지는가 하면 일부 지역은 중앙선 구분 차선이 흐릿해 자칫 치명적인 사고를 예고하는 모습이다.
우천이나 야간에 통행을 할 때가 오히려 사고 위험률이 높다. 전체적으로 차선이 보이질 않아 일부 구간에서는 도색이 남아있는 차선과 닳아 없어진 차선 간 구분을 하기가 어렵다.
이렇다보니 중앙선 침범이나 차량 간 접촉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뿐만 아니라 2013년 도로교통법에 따라 경찰은 노면표시 설치 관리 매뉴얼을 통해 우천시나 야간에도 눈에 잘 띄는 도료로 질을 높이도록 상향조정해놨지만 실제 접목하기에는 한계가 뒤따른다.
질이 높은 차선 도색 도료를 이용해야 할 경우, 기존 비용 대비 40%가량 부담이 늘어나지만 정작 시는 지난해와 동일한 규모의 차선 도색 예산을 세워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비용 부담이 큰 도료를 이용하다보니 도심 속 닳아버린 차선 도색은 제자리걸음만 걷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 여기에 도심 곳곳에 특정 부분만 차선의 도색이 흐릿해지는 등 불량도료 사용에 대한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타 지역에서는 불량도료를 이용해 차선을 도색한 업자들이 무더기로 검거되는 등 차선을 도색한 지역 업체에 대해서도 작업 시 충분한 감리 등을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하다보니 지역 내 모든 곳의 차선을 한꺼번에 재도색할 수는 없다”며 “다만, 무조건 비싼 도료를 이용하기보다는 예산 허용범위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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