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배움중심의 학교문화 유도…공교육 새비전 제시할 것”

최교진 “배움중심의 학교문화 유도…공교육 새비전 제시할 것”

혁신물결 기반잡은 1년, 변화 공감대형성은 최고의 수확 무한경쟁서 탈피 고교평준화, 10월 여론조사로 해답 찾을 것

  • 승인 2015-07-08 15:06
  • 신문게재 2015-07-09 3면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취임1주년 인터뷰 - 최교진 세종시 교육감에게 듣는다

최교진<사진> 세종시교육감이 취임 후 1년을 넘어 남은 3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아직 섣부른 평가는 이르지만, 대체적으로 일선 학교로부터 시작되는 '혁신 물결'의 기반을 잘 갖춰가고 있다는 인식이 나타나고 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다는 점을 평가절하하는 이들도 있지만, '주말·방학보다 등교·개교를 선호하는 행복한 아이들'의 전형을 세종에서 찾겠다는 철학은 각종 정책 곳곳에서 묻어난다. 이제 준비기를 마치고 본격적인 도약의 나래를 펴기 시작한 최 교육감을 만나봤다.<편집자 주>

-지난 1년간 교육행정을 이끌어 온 소감은.

지난해 예상찮게 제가 당선되면서, 교육청 직원들로서는 상당히 당황스러웠을 걸로 알고 있다. 변화가 시작됐고 이를 요구하는 정책이 마련됐다. 하지만 지난 1년간 본청 직원들도 그렇고 학교 현장 선생님들이 적극적인 호응에 나서줬고, 다소 정교하지 못하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약도 많이 다듬어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주셨다. 제 스스로 정한 100점 만점 목표에 70점을 넘어섰다고 자평해보고 또 그만큼 열심히 제 역할에 임했다. 아쉬움도 있고 한계도 일부 있었다. 현행 교육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를 원하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데 만족한다. 학부모 사이에서 긍정의 목소리도 많이 듣는다. 반면 1년이 지나도 바뀌는게 없다는 인식도 있다. 학교 구성원 자체적으로 마음을 모아가고 혁신의 모범을 일궈내기 위한 준비기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직원 여러분께서는 단층제 구조상 어려움도 있겠지만, 민원인이 바로 정책을 함께 해나가는 동반자라는 인식을 가지고 인내심있는 응대에 나서줬으면 좋겠다.

-교육감이 돼서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학교가 진정한 배움과 가르침의 장으로 거듭나고, 학교에서 만큼은 우열이 존재하지 않고 똑같이 존중받았으면 한다. 학교에서는 빈부가 없고, 권력의 많고 적음이 없어야한다. 그런 학교에서 아이들이 행복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늘 꿈꿔왔다. 어릴적 그런 행복을 맛봐야 커서도 자존감을 가지고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새로운 학교, 행복한 아이들'을 세종교육의 비전으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는 말단 공무원이 아닌 교육전문가로 변화해야하고, 학교는 연구와 실천의 전문 학습 공동체로 거듭나야한다. 아울러 고교평준화로 무한 경쟁에서 벗어나 교육 본래의 자리로, 초등학습도우미로 다소 늦은 아이들을 격려하고 있다. 무상급식으로 빈부 차없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고 있고, 교사들이 학생들과 함께 교육만을 생각할 수 있도록 교무행정사도 배치했다. 마음이 아픈 학생들을 살피기 위한 상담사 또한 추가 배치했다. 이 모든 것이 학교 문화와 학교 역할을 새로이 바꿔보려는 시도다.

-세종교육이 타 도시와 비교해 우위에 선 강점과 반대로 열악한 점은.

▲세종교육은 새로 만들어지는 도시와 더불어 새롭게 만들어지는 교육환경으로써 긍정 요소와 더불어 어려운 점 역시 지니고 있다. 강점은 우선 우수한 교육 인프라와 성장 가능성으로 정리된다. 우선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학급당 학생 수가 25명 이하로, 환경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또 신설 유치원들도 모두 공립단설이고, 91%에 육박한 연령별 학급편성은 발달단계에 맞는 유아교육을 실현한다. 새로운 교육체제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점은 또 다른 강점이다. 여러 학교를 한데 묶어 일반계 고교이면서도 인문·과학·예술 등을 가르칠 수 있는 캠퍼스형 고교가 대표적인 예다. 부지물색 등 필요한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반면 신설 학교 설립은 자연스레 학교간 서열화를 낳고 있다. 교육의 질은 같으나 먼저 안정화된 학교를 선호하면서, 학교간 서열화가 자연스레 구축되고 있다. 또 학생수요 예측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전입하는데 반해 학교용지 공급은 원활치 못하면서, 일부 학교 과대화 및 과소화가 난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각종 공사현장으로 불안한 통학환경들도 단점으로 들 수 있다.

-학교혁신 사업을 소개한다면.

▲세종 학교혁신의 목표는 행정중심 학교를 교수학습 중심 학교로 만들고, 그 안에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배움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 5교의 혁신학교를 지정·운영하고 있다. 아직 초창기라 그 성과를 논하기엔 이르지만, 혁신 학교 문화가 민주적·개방적·소통중심으로 변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과정과 수업이 학습자 배움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반가운 이야기들이 들린다. 내년에는 이들 혁신학교들이 도전적으로 실천한 학교 혁신의 노력들을 일반 학교들과 나누게된다. 또 혁신학교 추가 지정 등 그 폭을 더욱 확대하겠다. 아울러 학교혁신의 성패는 선생님들의 자발성과 전문성에 있는 만큼, 이를 위한 학교 단위 전문적 학습공동체 만들기에 더욱 집중하겠다. 올해 선도학교 10교를 지정·지원했고, 44개 교사연구회를 조직·운영 중이다. 교육청의 학교 현장 지원 기능도 최대·최적화하겠다. 감성초(자연·생태환경 특화)와 새롬중(교사·학생간 거리 좁히기), 성남중(솔선수범 교원)처럼, 혁신학교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모범을 보이고 있는 학교도 계속 나타나고 있어 고무적이다. 아이들 표정을 보면, 그 학교의 많은 부분을 읽을 수있다.

-고교평준화 조례가 통과됐다. 앞으로 절차는.

▲고교평준화는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 추진 절차 자체가 바로 여론 수렴 절차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계 고교는 10개지만, 2017년 평준화 시행교는 13개교로 늘어난다. 벌써부터 중학생들이 선호하는 고등학교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데 문제인식을 갖고 있다. 학교 교육여건과 교사 질이나 교육내용·방법이 모두 차이가 없는데, 개교시기가 늦을수록 비선호 학교 대상에 오르고 있다. 서열화 문제가 심각해지는 양상이 있어 이의 고착 전 평준화를 해야한다. 현재 충족성 연구를 진행했고, 관련 조례도 지난달 28일 시의회 심의를 통과했다. 향후 공청회나 간담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여론조사를 오는 10월께 실시할 계획이다. 시청 등 관계기관과 수시 협의를 통해 통학여건이 원활토록 담보하고, 그래도 불편하면 통학버스 운영도 고려하고 있다. 평준화가 안되면, 중학생들과 그 학부모들은 고교 입시로 인해 신체·정서적 스트레스에 휩싸이고, 학교는 입시중심 교육의 파행을 겪게 된다. 사교육비 증가와 학교별 교보에 의해 등급이 매겨지는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본다. 더욱 고착화되면 초등학생 교육패턴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시험 준비식 교육은 학생들을 단편적 지식암기 교육으로 몰아가고, 그 폐해는 학교 졸업 후 상처로 돌아간다. 학부모와 학생 모두 걱정하는 사항이 해소되도록 준비하겠다. 읍면지역 구도심과 신도심간 학생 배치 등의 세부 사항도 잘 다듬겠다.

-지방교육재정난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고, 재정난 해소를 위해 가장 시급한 사항은.

▲국가재정여건 악화로 올해 우리 교육청에 교부되는 보통교부금이 크게 감소하고, 신설학교 증가에 따른 재정수요는 대폭 증가해 재정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더불어 정부 교육복지 정책인 누리과정 재정 부담까지 시·도 교육청에 떠넘기고 있어, 중앙정부 이전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시·도 교육청 재정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누리과정 재정부담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5% 증액(기존 내국세의 20.27%→25.27%)을 통한 교육재정 확충도 시급하다. 세종시 설치 특별법상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해 보통교부금의 25% 이내에서 보정액 지원 특례가 있으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에서 특례 지원 규모를 자의로 축소 규정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법률 취지에 부합하도록 보통교부금의 25% 의무 보정 내용의 시행령 개정도 절실하다.

-시정도 그렇지만, 교육문제와 관련해서도 신도심과 구도심 주민간 갈등과 상대적 박탈감이 교차하고 있다. 교육 균형발전 해법은.

▲우선 시설격차에 대해서는 출범 당시부터 읍면지역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시설환경개선 집중 투자를 진행,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으로 개선했다. 또 1개교를 뺀 모든 학교가 공립으로 구성된 현황에 비춰보면, 전국 공모와 신규 임용을 통해 영입한 우수 인적자원인 교원 격차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올해 본격 운영하는 세종혁신학교와 학습공동체 선도학교들도 도농 복합도시 특성에 맞게 신도시와 읍면지역에 분산 배치했다. 연동·연서 읍면지역 혁신학교들은 농촌지역 여건에 맞는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편성·운영한다. 학교문화 개선과 함께 체험과 토의·토론, 협력, 융합수업으로 학생들 개개인의 자기주도적 학습력을 키우게 된다. 본청도 원도심 균형발전을 위해 조치원읍 구청사를 세종시 창조경제 혁신센터 및 교육연구원 강의실과 컴퓨터실, 공무원 등 노조단체 사무실과 회의실 등으로 활용키로 했다. 교육연수원과 유아교육진흥원 그리고 스마트교육정보원 등 직속기관의 조치원읍 설립도 추진 중이다.

-학교 과밀화로 인한 학구조정 등이 문제다. 신도시 학부모들의 학교신설 요구도 많다. 근본 해법은.

▲신도시 1생활권 일부 학교가 50학급이 넘는 과대현상을 맞이했다. 지난 2012년 소위 첫마을 사태 이후, 학교설립계획을 전면 수정해 학교 추가 신설 및 교실 증축 등을 통한 높은 학생 유발율에 대비하고 있다. 아파트 구입자가 아닌 전세세입자 입주러시로 예측보다 훨씬 젊은 가족들이 입주를 하고 있다. 일부 아파트는 한때 초등학생 유발율이 세대당 0.7까지 치솟는 등 예측 가능 범위를 초월했다. 결국 교육환경 저해와 학생안전 문제 등을 우려한 학부모님들의 학구조정과 학교신설 등의 민원이 끊이지않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일부 특정지역 2~3개 학교에 국한됐고, 대부분 학교는 정상적으로 전입학생 수용을 할 수있다. 일부 과대학교는 근본 해결을 위해 학교신설로 나아가고 있고, 현재 관계기관(행복청 및 LH)과 학교부지 협의를 진행하는 단계다. 인근 학교와 공동 학구 운영, 특별교실의 일반교실 전화 사용 등 과밀화 해소대책을 추진하겠다.

-끝으로 시민과 학부모에 전하고 싶은 말은.

▲몇년 전부터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과 생각들이 많이 바뀌고 있다. 아이들이 얼마나 많이 암기하고 시험을 잘 보기보다는, 얼마나 즐겁게 배우고 얼마나 행복하게 생활하느냐를 고민하고 있다. 추구하는 인재상도 바뀌고 진정한 학력관에 대한 관점도 달라지고 있다. 일시적인 시험성적이 아닌 배운 것을 깊이 이해하고 응용하며, 새로운 지식을 스스로 습득할 수 있는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이 필요한 현 시대다. 세종시에서 새로운 교육과 새로운 희망을 만들려 한다. 진정한 교육, 다양한 배움, 깊고 넓은 학력을 세종시에서 이상이 아닌 현실로 실현하겠다. 열심히 해보겠다. 다만 학부모님들이 함께 하셔야 한다. 우리 아이들 교육은 함께 만들어가는 희망이기 때문이다. 교육청 전 직원은 혼연일체로 세종교육의 기반을 더욱 탄탄히 다지고자 한다. 우리나라 공교육의 새로운 비전과 모델을 제시하고, 선도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대담=유영돈 세종본부장·정리=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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