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는 지난달 교육부로부터 국제고 전환·설립 조건부 지정 동의를 받은 상태지만, 일부 동문과 지역주민들을 중심으로 전환반대 여론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어 학교명칭과 관련해 교육당국과의 갈등까지 제기되고 있다.
대전고 동문과 대전지역 학부모로 결성된 '국제고전환을 반대하는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지난 3일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 컨벤션홀에서 '우리 아이들 어디로 가나?'를 주제로 대전고 국제고 전환 반대 시민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로 참여한 여근식씨는 “학교가 학부모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며 “가처분신청, 행정소송은 물론이고 담합행위를 한 당사자들에게 법적책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희 참교육학부모회 대전지부장은 “안그래도 중구, 동구 지역에 고등학교 부족해서 설립하라고 하는 상황”이라며 “동서격차해소와 원도심 활성화에 역행하는 국제고 전환에 대전시와 중구가 눈감지말고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전교조 대전지부도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교육감은 지금이라도 국제고 설립을 백지화해야 마땅하다”며 “특권교육을 시켜 주기 위해 시민 혈세를 쏟아 붇는 것이 타당한지 재검토해야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국제고 전환이후 교명을 둘러싼 갈등도 점차 커지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국제고 설립 취지에 맞게 마땅히 교명을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대전고 총동창회 측은 국제고로 전환하더라도 '대전고등학교'라는 명칭 변경은 있을수 없다는 입장이다.
설동호 교육감은 지난달 29일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 “대전고가 국제고로 전환되면 학교 명칭은 대전국제고로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열린 대전고 총동창회 연석회의에서는 대전고라는 교명을 유지해야 조건부 찬성을 해주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혁 대전고 총동창회 사무국장은 “국제고로 전환돼도 대전고라는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며 “대전고등학교라는 이름이 들어가야 한다는 게 총동창회의 공식적인 답변”이라고 말했다.
김현규 대전고 교장은 “다른 국제고의 경우 신설되는 경우지만 대전은 기존에 있던 학교를 전환하는 것”이라며 “기존에 있던 대전고의 교명을 바꾸는 문제는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박고운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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