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선택 대전시장 |
지난 5월 31일, 대전에 중동호흡기 증후군(메르스) 환자가 처음 발생한 후, 한 달이 지난 1일까지 대전 지역 메르스 환자는 모두 27명(금산·부여·논산·계룡·옥천 주민 포함)이다. 이 중 12명이 숨졌고, 6명이 퇴원했다. 이 과정에서 하루 300명이 넘는 시민들이 격리와 치료를 받는 고통을 겪었다.
많은 시민들이 불안해 했다. 바로 옆에서 기침만 해도 입을 막았다.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 근처에는 평소 많이 찾던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어져 한산하기만 했다.
사람의 통행이 잦은 시장이나 도심도 마찬가지였다. 중기청 발표(6.17)에 따르면, 전통시장의 고객수와 매출액이 50~80%가 줄었고, 대전도 시내버스 탑승자는 13.4%, 오월드 입장객도 73%가 감소하는 등 수치만으로도 서민생활의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의료진의 헌신적인 활동으로 을지대병원이 지난 달 23일에 코호트 격리가 해제된 데 이어, 건양대학교병원과 대청병원도 26일 코호트 격리가 풀렸다. 14일 동안 병원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데 따른 조치 덕분이다. 이제는 폐쇄된 병동의 출입이 가능해졌고 외래진료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지만 시민 여러분들의 전폭적인 참여와 협조 덕에 메르스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본다.
메르스 여파로 인해 지역경제 전반에 걸쳐 위축된 소비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점이다.
대전시도 이달 들어 메르스 사태를 최대한 빨리 종식시키고 각종 모임과 행사 그리고 일상적인 활동들이 정상화 되도록 노력하여 메르스로 인해 피해를 입은 지역경제가 하루빨리 활기를 되찾도록 전력을 쏟고 있다.
우선 시는 메르스 여파로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실·국별 릴레이로 노출 병원 주변 식당을 이용하고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 구매하기 운동을 펼치는 등 전 공직자와 산하기관이 경제회복 운동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태안에 발생된 허베이 스피리트호 사고 뒤 1000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피해 복구는 물론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발로 뛰었던 것을 기억한다.
세월호 침몰 참사 때에도 많은 시민들이 진도 팽목항으로 달려갔다. 마음속으로 함께 슬퍼하며 피해 주민들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이제는 이웃, 동료, 가족을 위해 몸과 마음을 열 때다.
메르스의 최대 긴장 지역이었던 대전이 시민의 성숙된 힘으로 이를 극복했듯이 움츠러든 지역 경제도 시민들의 힘으로 살려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외식, 여행, 시장 이용 등으로 우리 이웃들의 가슴 속에 희망의 불씨를 남겨 주기를 희망한다.
미뤄뒀던 모임이나 약속도 다시 일정표를 보면서 잡아보기를 희망한다.
이것이 우리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침체된 대전의 경제를 우리 손으로 일으키는 길이다.
잊지 않아야 하는 것은 메르스에 대한 소중한 경험이다. 메르스에 대한 모든 것은 기록으로 남겨질 것이다.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긴급의료 매뉴얼도 다시 점검하고 공공의료체계를 구축하는 등 부족한 것은 채워넣어 우리 대전이 안전하고 청정한 지역으로의 명성을 되찾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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