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대전 서구 정림동 대청병원에서 권선택 시장, 박병석 국회의원, 오수정 병원장을 비롯한 의료진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감염을 막기 위해 파견됐다 복귀하는 군 의료진에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4주만에 코호트 조치가 해제된 대청병원은 이날부터 정상진료에 들어갔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여파를 직격으로 맞은 지역 종합병원들이 운영 정상화에 올인하고 있다. 정상 진료를 개시하고, 국민안심병원 신청 등 메르스 공포로 병원을 등진 시민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29일 지역 종합병원들에 따르면 대청병원은 이날 의료지원을 위해 파견됐던 군 의료진 24명에 대한 환송식을 개최한 후 응급실을 비롯한 18개 진료과의 정상 진료를 시작했다.
대청병원이 정상 진료를 시작한 것은 메르스 발생 후 29일만이다. 대전 첫 감염자인 16번 환자(40) 확진 후 대청병원은 지난 2일부터 코호트(이동제한) 조치된 바 있다.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지난 26일 0시를 기해 코호트 조치는 해제됐지만, 병원 자체적으로 29일 0시까지 격리를 유지했다. 대청병원은 이날 오전 격리를 풀고, 환자들의 면회와 퇴원을 허용했다. 정상 진료에 들어갔지만, 아직 환자들의 발걸음은 뜸하다. 현재 150명 이상이던 입원환자는 32명이다. 하루 평균 400명 이상이 내원했던 외래 환자도 20명 정도로 급감한 상황이다. 대청병원은 '메르스와 싸운 병원'이라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메르스로부터 안전하다는 사실을 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건양대병원은 진료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로 100억원 정도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어, 빠른 외래 환자 유입으로 이를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만큼, 환자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감염병 전파를 막기 위해 응급실의 새 단장도 마쳤다. 병상 사이의 간격을 넓혔고, 바닥재와 벽지를 모두 향균제로 교체했다. 전 병동에 대한 소독도 실시했다. 외부 활동도 적극적이다. 황원민 건양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이날 도솔초에서 학부모와 학생, 교사 50여 명을 대상으로 메르스 극복에 대한 특강을 했다.
을지대병원도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되며 병원 안정화가 궤도에 오르고 있다. 주말 사이 병동 전체는 물론 외래 진료실, 검사실 등 병원 전역에 대한 환경 소독을 재실시했다.
메르스로 고생한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포상도 진행했다. 코호트 격리됐던 중환자실 의료진(46명)에게 소정의 위로금과 표창장을 수여했다.
각 종합병원들은 운영 정상화에 힘쓰면서도 메르스 추가 확산에 대해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당분간 병원 출입구는 정문 한 곳만 개방해 모든 내원객에 대한 문진표 작성과 열 측정, 손 소독, 경유 병원 확인 등을 실시한다.
황인택 을지대병원 원장은 “전 직원이 혼연일체로 메르스 확산을 차단하고, 성공적으로 극복한 것처럼 앞으로도 환자분들이 안심하고 진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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