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마다 화장실은 체육복으로 갈아입는 학생들과 용변을 보려는 학생들로 엉켜 북새통이다.
같은 시각, 여학생들이 옷을 갈아입는 교실에서는 눈치 없는 남자 선생님의 불시방문으로 비명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충남도내 중고교에서 탈의실이 없어 발생하는 웃지 못할 풍경의 한 장면이다.
충남도내 남녀 공학 중고교 가운데 절반 이상이 탈의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도의회 맹정호 의원(서산1)에 따르면 충남도내 213개 남녀 공학 중고교 중 104개 학교만 탈의실을 보유하고 있다. 남녀 신체 차이가 뚜렷해 탈의실 필요성이 절실한 고교의 경우 74개교 중 26개교만 탈의실이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남여학생 모두 인권침해까지 우려되고 있다.
학급수가 30학급을 넘는 대규모 학교의 경우 30개교 중 11개교, 학생 수가 1000명이 넘는 23개교 중 9개교만 탈의실을 보유하고 있다.
학급수가 47개 학급으로 충남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천안업성고도 탈의실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남녀 공학이 19개교인 서산지역의 경우 상황은 더 열악해 6개교만 탈의실이 있을 뿐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당국의 탈의실 관련 예산은 태부족해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충남교육청의 지난 3년간 탈의실 예산은 8700만 원으로 1년에 3000만 원에 불과하다.
맹 의원은 “신체적인 변화와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에게 화장실을 탈의실로 강요하는 것은 교육 당국의 폭력으로, 학생들의 인권보호 차원에서 탈의실 마련에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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