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정림동의 갑천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 |
유속이 느린 구간에서는 벌써 큰빗이끼벌레가 출현했고, 녹조의 농도를 가늠하는 클로로빈a 수치가 '주의'단계까지 치솟았다.
지난 13일 대전 서구 정림동의 갑천에서 외래종으로 분류되는 큰빗이끼벌레가 하천 바닥에 서식하는 게 발견됐다.
어른 주먹만한 것부터 축구공 크기까지 작지 않은 큰빗이끼가 갑천 바닥 바위와 돌 징검다리에 붙어 서식하고 있었다.
방동저수지에서 유입된 큰빗이끼벌레가 서구 기성동의 갑천에서 지난해 발견되기도 했으나, 이처럼 갑천 중류에서 6월 중순에 발견된 것은 이례적이다.
고인물에 주로 사는 큰빗이끼벌레가 유속이 느린 갑천에서 지난해부터 서서히 정착하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대규모 군체를 이루지 못하도록 관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대전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지난해 방동저수지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고, 그 하류인 기성동 갑천을 거쳐 도안갑천지구까지 유입돼 정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보다 출현 시기가 조금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갑천 수상스포츠 체험장에서는 지난 23일 녹조를 가늠하는 클로로필a 농도가 80.6㎎/㎥ 측정돼 올해 두 번째로 주의단계까지 상승했다.
대전시는 갑천 수상스포츠체험장 구간에서 클로로필a 농도가 70㎎/㎥ 이하 일때는 '참고', 70㎎/㎥ 이상에서는 '주의', 105㎎/㎥ 이상은 '심각'으로 분류하고 있다.
녹조는 하천의 식물성 플랑크톤이 과잉 증식해 물 속에 산소를 감소시켜 물고기 폐사를 초래하는데 수온이 올라가거나 유속이 느려지면 녹조가 쉽게 발생한다. 가뭄이 극심해 갑천 하류의 물순환이 좋지 않았고, 기온까지 높아 녹조발생이 우려돼왔다.
시 관계자는 “수중보가 설치돼 물이 고이는 갑천 수상스포츠 체험장 수질을 매주 측정해 오염정도에 따라 보를 열어 순환시키고 있다”며 “최근에 비가 내려 녹조발생 가능성도 다소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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