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식 “영향력 있는 충청인물 키우기, 원로들 힘모아야”

신경식 “영향력 있는 충청인물 키우기, 원로들 힘모아야”

"흔들리는 정통성·헌법정신 지켜내고 연로지원금 문제부터 풀어갈 것"

  • 승인 2015-06-29 13:53
  • 신문게재 2015-06-30 11면
  • 황명수 기자황명수 기자
[특별대담] 신경식 대한민국 헌정회장


충청권의 대표적인 정치인 중 한 사람인 신경식 대한민국 헌정회장(77·사진)은 “정부나 국회 차원의 대형 이슈가 생기면 그때 그때 정치 원로로서 헌정회 차원의 의견을 제시하는 등 국정자문 역을 하겠다”고 말했다. 충북 청원이 고향인 신 회장은 지난 3월 24일 압도적인 지지로 2년 임기의 헌정회장에 선출됐다.

언론인 출신이기도 한 신 회장은 1973년 정일권 국회의장의 요청으로 의장 비서실장을 맡으며 정치인으로 변신, 13대 총선부터 16대까지 내리 4선을 한 그는 김영삼 민자당 총재 비서실장 등 정치 주역들의 비서실장만 5번만 한 드문 이력을 갖고 있다. 신 회장을 만나 현실 정치에 대한 '훈수'와 헌정회 운영 방침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혼란한 정치 현실을 볼때 헌정회장으로서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인다.

▲헌정회장 선거 때 출마의 변과 당선 인사를 통해 생각을 밝혔다. 당시 “최근 내외 정사 속에서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헌법정신을 굳게 지키는 기쁨으로 헌정회를 지켜나가겠다.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면에서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헌법정신을 지키는 것이 절대 중요하다. 정체성과 헌법정신이 혼동이 됐었다. 정신적인 면에서는 더 그렇다.

내부적으로는 훌륭한 인재들이고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룩하고 대한민국의 오늘날 이정도의 풍요로운 경제를 만들어오는데 우리나라를 이끌어온 주역인데 말년에 비참한 사람이 많다. 군인·경찰 등 국가를 위해 봉사를 한 사람들에 대해서 국가공로 지원차원에서 도와주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이 나라를 위해 애썼던 활동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선별해서 돈을 주고 있는데 국회의원 한 사람들은 누구나 똑같은 입장이기 때문에 선별해서 주는 것은 폐지하고 국가에 공로를 한 포상으로 줘야 한다. 다음 국회때 본격적으로 제기하려고 한다. 연로하고 어렵고 젊어서 나라를 위해 일했던 의원들에 대해서 국가봉헌 보상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정치적 격동기 때 4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오창산업단지와 KTX 오송역을 추진한 일이다. 충청도는 한 집안이다. 오창단지에서 청주, 대전으로 가는 길 확장은 국회 건설위원으로 있을 때 앞장섰었다. 대청댐으로 해서 신탄으로 가는 길이 8차선으로 확장됐다. 설계예산을 확보했다. 지금도 지나가다 보면 감격스럽게 생각한다. 도로망 확장은 예산이 많이 들었는데 잘 돼서 다행이다.

-정치부 기자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해, 정치주역의 비서실장 다섯 차례와 4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후배 언론인에게 한 말씀 한다면.

▲첫째는 온건한 성격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별로 따지지 않는 원만한 성격과 고지식하게 일에 매진하는 것. 둘째는 강인한 지도자 밑에는 강하지 않은 아랫사람이 필요한 것 같다. 벽에는 주자십훈이 걸려있었고 어릴 때부터 윗사람에게 순종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었다.

세련되지 못했다는 평도 들었지만 천성은 바뀌지 않으려고 노력했는지도 모른다. 약삭빠른 것이 체질적으로 맞지 않았다. 충청도 출신이라 그런 것 같다. 지도자가 출생지를 중심으로 양분돼 왔다. 세력이 형성돼왔고 지방색은 점점 벽이 두터워졌다. 영·호남은 충청도를 부담 없는 우호세력으로 생각했다.

신문사에서는 10년 일을 했다. 1973년 3월에 신문사를 그만뒀다. 정치부장으로 끝났다. 지금은 차장되기도 어려운 연차다. 악을 쓰고 일을 해서 부장까지 올라갔다. 어느 누구를 도와줄 수 있는 자리에 있을 때는 눈치 보지 말고 밀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도와줄 게 없으면 결혼식 주례라도 해줘서 하루에 7번씩도 섰다. 나중에 결실로 돌아온다. 정일권 국회의장을 부모처럼 모셨다. 아버지 보다 1살 위다. 기자시절부터 가깝게 지내서 비서실장으로 6년 모셨다. 그 분에게 배운 것은 자리에 없는 사람 얘기는 결국 그 사람에게 들어간다는 것이다. 정 의장이 총리를 6년 7개월 했는데 처세가 좋았다. 신중하게, 깊이 있게 사회생활을 한 것이다. 나도 그걸 배우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 된다. 좋은 얘기만 하려고 노력했다. “신경식이 사람 괜찮다”라는 말을 듣는 요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

글을 쓰더라도 객관적으로 쓰되 좋은 기사 내용을 빼버릴 필요는 없다. 자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되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 인생을 살으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헌정사상 최초의 충청권 헌정회장이 됐다. 충청권은 현재 이완구 전 총리 사퇴와 고(故) 성완종 전 회장의 사건으로 인해 그 입지가 많이 좁아지면서 더욱 소외되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있다.

▲이완구 전 총리가 능력을 발휘했으면 충청권 전체를 위해서라도 큰 도움이 됐을텐데 충청권 내부 문제로 낙마한 셈이다. 성완종 전 회장도 같은 충청도인데 지역 문제에 있어서 충청권 대 다른 지역에 대해선 충청권이 단합이 됐었는데 충청권 내부문제로 갈등이 됐다. 거울 삼아서 충청권 내에서는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고 관용을 베풀어서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는 식으로 충청권 인재는 서로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종필 전 총리 덕분에 부여나 공주에서 장관이 나왔다. 이진삼·오장섭 의원 모두 다 장관을 했다. 한 사람을 도와주면 덕을 볼 수 있다. 이완구 전 총리를 경험 삼아서라도 충청권에서는 서로 도와서 인물을 키우는데 인색하지 말고 힘을 키워야 한다. 누가 충청권 맹주가 될지 모르는데 민심을 받아 올라간다면 시기하지 말고 힘을 합쳐서 공고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이완구 전 총리 중간에 성완종 전 회장이 껴서 반 총장에 기우니까 이 전 총리가 틀어졌다고 신문에 나오는데 충청권에 대한 모독이다. 설사 대립이 있어도 표현하지 말고 충청권 원로들이 힘을 모아서 인물을 만들어주자는게 충청권의 할 일이 아닌가.

-상생의 정치를 위해선 박근혜 정부와 국회에서 무엇이 필요한가.

▲국회 헌정회 회원이 1300여명이다. 1060명이 현역 아닌 회원이다. 현업에서 뛰고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돌아가는 것을 판단하는 기준은 다 있는 사람들이다. 국회선진화법 됐을 때 다들 걱정했다. 민주주의는 토론을 하다 안 되면 표결을 하는 건 기본인데 표결에 제약을 두는 것을 법으로 하는 것은 안 된다.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앞으로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선진화법을 고쳐서 민주주의 원칙에 맞게 이끌어나가야 한다. 현역 의원들이 자기들도 그만두면 여기 회원이 되는 건데 너무 인색하다. 연로의원 문제도 언론에 부화뇌동해서 잘라버렸다. 언론에 부화뇌동하는 정치를 하지 말고 소신에 따라서 정치를 해야 한다.

전 대통령이나 현 대통령이나 헌정회 회원이다. 현재의 정치에 대해서 평가할 단계는 아니지만 대통령으로서는 굳건한 소신을 가지고 밀고 나가는 게 정치 안정에 도움이 된다. 일이 벌어지면, 일이 커지면 나오는 것 같은 이미지로 비치고 있다. 상황이 직접 나서야 할 때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체계가 필요하다. 헌정회는 여야가 없다.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고문들 초대해서 저녁을 했는데 언론이 비판적인 기사를 쓰는데 언론정책에 대해서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해결책의 하나로 정무장관을 부활하라고 했다. 대통령이 수첩 꺼내서 적더라. 정무장관은 언론과 정당이 주 업무다. 정무장관이 여야 관계나 언론 관계를 정화시키면 좀 더 부드럽게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3월 헌정회장 선거에서 7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헌정회원들께 한 말씀 한다면.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면서 두 번 떨어지고 네 번 당선됐다. 압도적으로 당선된 적도 있고, 자민련 바람 불 때는 16표로 당선된 적도 있다. 이번에 나를 도와서 선거운동을 해준 분들이 헌신적으로 잘해줬다. 표를 많이 받으니까 더 부담이 된다. 뭔가 보답을 해야 한다. 헌정회에 뭘 보답할 것인가 검토 중이고 생각 중이다. 임기를 시작하고 두 번 정책 포럼 했다. 1차에 김무성 대표 초청했고 2차엔 리퍼트 주한미국 대사를 초청했다. 1차에 180명 2차에 200명이 왔다. 과거 120명 내외였는데 그만큼 관심을 갖게 됐다. 헌정회 위상을 높이는 결과가 됐다.

-헌정회 현안 문제는 어떤 것이 있는가.

▲의원 연금으로 알려진 '연로지원금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 국회사무처가 지난해 1월부터 전직 국회의원들에게 지급하던 연로지원금 지급 대상을 대폭 축소했다. 지원금 확대가 국민적 정서와 안 맞는 점은 있지만 우리 헌정회원들은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중추적 역할을 하신 분들이다. 이분들에 대한 국가의 보상차원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담·정리=황명수 서울본부장


●신경식 헌정회장은…

▲충북 청원군 출생 ▲청주고, 고려대학교 영문과 졸업 ▲대한일보사 정치부장 제13대·14대·15대·16대 국회의원 ▲정무장관 ▲한나라당 사무총장 ▲국회 문화체육공보위원장 ▲한나라당 대통령선거 기획단장 ▲정일권 국회의장 비서실장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 비서실장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비서실장 ▲김영삼 신한국당 총재(대통령 재임시)비서실장 ▲새누리당 상임고문 ▲헌정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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