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길호 ETRI 홍보팀장 |
구글 선임부사장인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는 이날 개막 기조연설을 통해 “구글의 사명은 전산학을 이용해 사람에게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구글의 향후 계획을 무더기로 쏟아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주요내용으로는 클라우드를 이용해 사진을 무제한 자동저장이 가능한 구글 포토, 여러 기기 간 연동이 가능한 솔루션인 IoT 운영체제 브릴로, 안드로이드 차기버전인 안드로이드 M, 가상현실 플랫폼 기술인 점프, 지도와 유튜브 처럼 온라인 상태에서 쓰는 앱의 오프라인 기능강화 등 새로운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 중 '머신 러닝' 기술이 단연 돋보인다. 머신 러닝 기술은 컴퓨터가 학습을 하고 데이터에서 스스로 패턴을 찾아내는 인공지능의 한 부분이다. 예를 들어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자동 완성' 기능도 머신 러닝을 활용한 것이다. 검색어에 자주 오르내리는 패턴을 컴퓨터가 찾아낸 것.
ETRI는 최근 머신 러닝기술을 이용해 운동중인 사용자의 동작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오류자세를 자동으로 진단하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이렇게 되면 컴퓨터가 내 운동코치가 돼, 새로운 운동을 배우기가 쉬워진다.
연구진은 일단, 본 기술을 골프에 적용했다. 사용자가 스윙동작을 하게 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스윙의 시작과 끝을 구분하여 정면의 모습을 먼저 보여준다. 곧이어 측면이 보여지게 되고 프로골퍼의 정면, 측면을 내 모습과 비교해 머리, 어깨, 발 등의 움직임을 분석해 보여준다. 정면 카메라 한 대만으로 측면 자세까지 분석하여 스윙 시 몸의 기울기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어떻게 가능한 걸까? 그동안 골프와 같은 운동은 동작인식이 어려웠다. 스윙 동작 중 팔이 몸을 계속 가리기 때문에 가려진 관절을 찾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 기술은 컴퓨터가 3D 공간정보를 획득하는 뎁스(Depth) 카메라를 활용, 사용자의 관절 움직임을 정확히 분석해낸다. 컴퓨터가 사용자의 관절 패턴을 찾아내는 '머신 러닝'이 적용된 것이다.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개발키트(SDK)는 가려진 관절의 위치 추정이 가능하다. 즉 각 관절의 포인트로 골프스윙을 분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써 스윙 시 머리가 움직이거나 팔의 각도가 적절치 않은 경우, 무게 중심의 이동이 잘못된 경우 등, 각종 오류 정보를 잘못된 정도에 따라 점차 붉은색으로 표시하여 보여줌으로써, 사용자가 즉각적으로 오류 자세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많은 이들이 골프의 진입장벽으로 비체계적인 '골프레슨'을 꼽는다고 한다. 그만큼 올바른 교육이 부족하기에 골프 대중화가 어렵다는 뜻이다. 이번 기술개발로 인해 골프는 물론 야구, 무용, 태권도, 기계체조 등을 배우거나 재활 치료 등 정밀한 동작 및 자세 분석이 필요한 의료 분야에도 널리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이처럼 본 기술 개발로 스포츠 교육의 진입장벽은 더욱 낮춰질 전망이다. 또한 배움에 있어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도 있게 되었다. IT기술이 이젠 국민 건강증진에까지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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