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방산 매표소 앞에 주차를 하니 직원 한 명이 다가와 주차료를 받았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조금 밑에 있는 용머리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주차료가 없다. 어차피 같이 구경한다는 가정 하에 밑에 주차하고 용머리 해안을 본 후 올라와서 산방산과 산방굴사를 구경하면 된다. 그렇게 매표를 마친 후 조금만 올라가면 산방사 대웅전이 보이며 조금 더 올라가면 용머리 해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이 나온다. 후에 다시 얘기를 하겠지만 용머리 해안이나 산방굴사를 구경하려면 안전모를 착용해야 한다. 산방산도 중턱까지 올라가면 안전모를 착용하라는 문구와 함께 안전모 보관함을 볼 수 있다.
안전모를 쓰고 그렇게 다시 올라가다보면 중간중간에 건강, 사랑, 명예, 생명기원의 장소가 있다. 등산의 기분으로 오르면 굴 안에 만들어 놓은 산방굴사가 눈에 들어온다. 굴 안의 한 가운데에는 부처님이 모셔져 있고 천장 암벽에서 맑은 물방울이 떨어지는데 남편과 이별하여 산방산 여신으로 돌아간 산방덕이의 눈물로 이 약수를 마시고 가족의 건강을 소망하면 행복한 가정을 원했던 산방덕이의 도움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우리가 찾은 날도 바람이 불어 해안 안까지는 들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용머리 해안 주변을 구경하는 일은 가능했다. 그렇게 바람과 햇빛을 받으며 조금 내려가니 풀밭에서 말들이 풀을 뜯고 있었고 말을 타고 가라는 상인들의 목소리도 들렸다. 아이들이 있다면 한 번쯤 태워줘도 좋을 듯 했다.
다 내려오면 커다란 배가 한 척 보이는데 바로 하멜 상선전시관이다. 하멜을 기념해 만든 배이며 위로 오르면 기념비도 세워져 있다. 관람료는 무료다. 상설전시관 옆에는 수제햄버거를 비롯한 각종기념품을 파는 가게를 비롯해 해녀들이 직접 잡은 소라와 각종 해산물을 팔고 있었다. 점심시간도 다가와서 제주산 흑돼지를 이용해 만든 햄버거를 시켰다. 크기와 맛 모두 괜찮았다. 햄버거로 배를 채우고 주변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가까이 들어가서 보지는 못했지만 멀리서 보는 용머리 해안도 파도와 어우려져 멋진 풍경을 연출했다. 용머리 해안 공영주차장쪽은 간식거리와 기념품을 비롯해 간단한 놀이기구를 탈 수 있는 시설들이 위치해 있다.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용머리 해안을 구경한 후 산방산을 올라도 무방하다.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수성화산체에 해당하며 해안의 절벽은 오랜 기간 퇴적과 침식에 의해 마치 용의 머리처럼 보이는 것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수성 분출 도중 화산체의 붕괴가 일어나 세 개의 화구로 위치가 변화해 분출했다. 따라서 용머리 해안을 이루는 층들도 큰 규모의 절단면 또는 침식면에 의해 서로 다른 방향에서 운반된 화산쇄설물로 세 묶음의 지층으로 나뉜다. 이들은 용머리의 분출 도중 일어난 대규모 화산 붕괴와 침식작용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성산일출봉, 수월봉과 달리 화구가 이동하며 생성된 특이한 지질학적 특징을 갖고 있다. 전설에는 진나라 시황제가 탐라에서 제왕이 탄생할 것을 우려해 고종달을 보내 혈맥을 끊도록 하였는데 용머리에 다다른 고종달이 먼저 용의 꼬리를 자르고 허리를 두 번 내리친 다음 머리를 자르려 하자 피가 솟구쳐 흘러내려 지금의 모습으로 변했다고 한다.
▲먹거리=차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식당이 있고 해안 주변에 햄버거집을 비롯해 간식거리를 사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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