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의 메르스 사태로 대중국 비즈니스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는가 하면 한류 열기마저 식지 않을까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 최고의 경제도시로 인구 2500만 명에 달하는 상하이에는 교민과 체류 기업인, 유동인구 등을 합쳐 8만 명 가량의 한인이 있다.
중국 현지 취재에서 만난 이들에 따르면 고국에서 발생한 메르스 후폭풍은 황해를 건너 중국 한인사회에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미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얼마 전 국내 모 대기업에 다니는 A씨는 업무차 중국 장춘성을 찾았지만, 현지 호텔로부터 체크인을 거절당했다.
사유는 메르스가 확산되는 나라에서 왔다는 것인데 이 전염병이 생기기 전 지난 4월 중국에 들어온 A씨는 이같은 대우를 받고 황당해 했다.
중국에서 한중 기업 협력 업무를 맡고 있는 장홍웨이(37·여)씨는 “얼마 전 중국 바이어들이 수출 상담차 한국 방문 계획이 잡혀 있었는데 메르스 때문에 일정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중국 항공업계도 '한국발 메르스'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상하이 하늘길의 관문인 푸둥 국제공항은 최근 한국에서 온 항공기의 경우 특정 주기장만 이용토록 하고 있다. 이는 메르스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 한인사회는 메르스 사태가 한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한국 음식점, 커피숍, 술집 등이 밀집한 상하이 '코리아 타운'에는 최근 한국 드라마와 K-POP 인기에 편승해 300점포가량 늘어났다.
일부 매장에는 드라마 '상속자'와 '별 그대' 주연배우인 이민호와 전지현 대형 사진이 걸려 있을 정도인데 평소 한인은 물론 중국인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말 메르스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이후에는 한국인과 접촉을 꺼리는 중국인 소비자의 발길이 다소 뜸해졌다는 것이 현지 상인의 전언이다.
20년 전부터 중국에서 제조업체를 경영 중인 B씨는 “현지 기업인들은 이번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려면 1년가량 걸릴 것으로 보여 이 기간 경제적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중국 상하이=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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