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충남대병원 입구에서 직원이 병원으로 들어서는 한 여성의 마스크를 꼼꼼히 씌워주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18일 오후 을지대병원 본관 로비. 입원 환자와 보호자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손 소독과 열 측정으로 분주한 정문을 바라봤다.
이 병원은 지난 6~8일 메르스 감염자가 중환자실에 입원해 '집중관리병원'으로 지정됐다. 3차 유행을 막기 위해서다.
중환자실은 '코호트 격리(이동제한)' 중이고, 병원 출입구로 정문만 개방했다. 출입인원은 손 소독과 열 측정을 하고, 방문일지도 작성해야 한다. 병원 곳곳에서 매일 소독과 방역이 이뤄진다. 전쟁터 같은 분위기에 환자들은 물론 내원객들의 불안감이 크다.
대전지역을 휩쓸고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공포는 언제쯤 사라질까? 오는 25일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25일'은 대전 마지막 환자 발생일로부터 최대 잠복기(14일)를 계산한 날짜다.
대전에선 지난 15일 건양대병원 간호사 A(39·여)씨가 148번 환자로 확진된 후 3일째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A씨는 지난 11일 발열 등의 증상을 느껴 병원에 바로 신고했다. 이후 자가 격리에 들어갔고, 1차 검사에선 음성이 나왔지만 2차에서 양성이 나와 감염이 확인됐다. 이날까지 A씨와 접촉한 인원 80여명은 모두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현재 의심 증상을 보이는 인원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메르스의 잠복기는 짧으면 이틀, 길게는 14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잠복기를 최대 14일로 간주한다. 이 기준을 바탕으로, 환자 발생일로부터 추가 환자 발생 없이 2주가 지나면 자가 격리와 병원에 대한 코호트 격리 등을 해제하고 있다. 잠복기가 지난 만큼 위험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부 계산대로라면 A씨로 인한 감염 가능성 기간은 오는 25일까지다. 이날까지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메르스가 지나갔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을지대병원은 오는 22일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된 90번 환자(62·사망자)가 지난 6~8일 을지대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90번 환자는 지난 6일 오후 6시 37분께 을지대병원 응급실로 들어왔고, 오후 9시 10분께 내과계 중환자실에 입실했다. 지난 8일 감염이 확인된 후 중환자실은 바로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다. 응급실도 72시간 동안 폐쇄했다. 을지대병원에서 격리 중인 인원은 모두 52명, 의료진 43명은 자가 격리된 상태다.
아직 추가환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증세를 보이는 인원도 없다. 90번 환자가 격리된 지난 8일로부터 10일이 지났지만, 환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국내 메르스 평균 잠복기가 6.5~7일 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잘 넘길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최대 잠복기까진 지켜봐야 하는 만큼 '방심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한 지역 감염내과 전문의는 “을지대병원과 건양대병원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최대 잠복기까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상황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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