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고·서대전여고 자사고 재지정…평가지표 '도마 위'

채용 비리·신입생 미달 불구 기준점수 60점 넘어 연장운영 전교조 등 “평가 재검토” 촉구

대전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인 대성고와 서대전여고의 재지정이 모두 승인되면서 자사고 평가지표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대성고의 학교법인인 대성학원이 최근 교사 채용비리 등으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데다 서대전여고는 3년연속 신입생 모집에서 미달사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두 학교 모두 기준 점수인 60점을 크게 웃도는 점수를 받으며 재지정이 승인되면서 교육부의 표준안인 평가 지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18일 열린 '대전광역시 특성화중·특목고·특성화고 및 자율학교 등의 지정·운영위원회(자율학교 지정·운영위원회)에서 대성고와 서대전여고에 대한 자사고 재지정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대전·대구·울산과 연합평가단을 구성해 평가보고서를 토대로 한 서면평가와 현장평가, 학생·학부모·교원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 대성고는 100점 만점에 84.3점, 서대전여고는 73.0점을 획득해 지정취소 기준점수를 모두 웃돌았다.

이날 운영위원들은 현재 대성학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지만 아직 유무죄 여부가 가려지지 않았고, 자사고 취소로 인한 학생들의 혼란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교육계의 관심을 받아온 이들 2개 자사고가 재지정으로 결론이 나면서 자사고 평가 지표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해까지 적용됐던 자사고 평가지표에는 '입학전형 부정'과 '교육과정 부당 운영' 가운데 하나만 '미흡' 평가를 받아도 지정취소(탈락)가 가능했으나 이번 교육부 표준안에는 두 항목 모두 '매우 미흡'을 받아도 지정 취소 대신 2년 뒤 재평가를 받도록 했다.

또한 '학생 전출 및 중도이탈 비율', '사회통합전형 선발 노력' 항목도 급간 점수차를 줄였고, 자사고 교원채용 과정에서 금전거래가 확인되거나 문제가 발생해도 이를 평가할 지표 항목은 명확하게 분류돼 있지 않다.

평가 지표도 비공개인데다 지정취소때는 교육부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는 등 자사고 취소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해당 학교법인이 자진해서 일반고 전환을 요청하지 않는 이상, 합격 기준점수인 60점을 넘기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라며 “현행 자사고 재지정 평가 방식은 원천무효”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평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의3(자율형 사립고등학교)에 자사고에 대해 5년마다 평가를 실시하도록 함에 따라 2011년 3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두 학교에 대해 처음으로 실시한 것이다.

오희룡 기자 hu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