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하늘과 바다가 만난 곳 '제주 쇠소깍'…우리도 녹아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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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하늘과 바다가 만난 곳 '제주 쇠소깍'…우리도 녹아드네

바위에 스며든 빗물이 용천해 바닷물과 만나는 깊은 웅덩이… 카약·수상자전거 등 레저와 이색뗏목 '테우' 즐길 수 있어

  • 승인 2015-06-18 13:58
  • 신문게재 2015-06-19 14면
  • 이성희기자이성희기자
[주말여행] 제주 서귀포시 쇠소깍

제주도 서귀포시 하효동에 있는 쇠소깍은 소가 누어있는 형태라 하여 쇠둔(牛屯)으로 불리고 있으며 효돈천 하구(깍)에서 솟아나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깊은 웅덩이를 이루고 있어 쇠소깍이라 불려진다. 쇠는 소, 소는 웅덩이, 깍은 끝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귀포 칠십리에 숨은 비경 중 하나로 깊은 수심과 용암으로 이루어진 기암괴석과 소나무 숲이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한다.

쇠소깍은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바다로 흘러가고 반은 땅에 스며든다. 이렇게 스며든 물은 현무암속에서 다시 용천하여 바닷물과 만나 쇠소깍을 형성하게 된다. 물이 에메랄드 빛 아름다움을 보이는 것도 바위 틈새 및 곳곳에서 솟아나는 용천수와 바닷물이 만나 이루어지는 것이다. 효돈천은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 182호로 한라산천연보호구역으로도 지정(1966.10.12)되어 있다.

한라산 백록담 남벽과 서벽에서 발원해 효돈 해안에 이르는 대규모 하천이지만 계곡을 제외한 대부분은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으로 오랜 기간 하식작용을 통해 V자형 계곡인 쇠소깍이 형성됐다. 하천 지형은 약 40만 년 전에 분출한 용암류로 이뤄져 있으며 해변의 검은 모래는 상류의 현무암이 풍화작용을 거쳐 잘게 부서져 떠내려 와 쌓였기 때문이다. 전설에는 이곳에 용이 살고 있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용소(龍沼)라고 불렸으며 가뭄이 들면 동네 주민들이 이곳에 모여 기우제를 올렸는데 반드시 효험이 있었다고 한다.

쇠소깍을 방문한 시기는 전국소년체전이 한창이던 5월 말 이었다. 숙소가 공항 근처라 서귀포에 위치한 쇠소깍까지는 렌터카로 40여 분이 걸렸다. 쇠소깍 근처는 무료주차장이 많았다. 그러나 쇠소깍을 찾는 사람이 많다보니 무료주차장은 만원이었고 길 한 켠에 주차해 놓은 차량들로 너무 복잡했다. 그렇게 한참을 지나니 방파제 옆에 또 다른 무료주차장이 보였고 망설임 없이 차를 주차했다. 차에서 내리니 검은모래의 백사장과 파도가 눈에 들어왔다.

쇠소깍과 이어지는 바다로 모래놀이를 하는 아이들과 백사장을 걷는 연인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 또한 한쪽에 마련된 카약, 테오, 수상자전거 대기소가 눈에 띄었다. 전화예약을 비롯해 인터넷으로도 예약을 할 수 없어 현장예매 후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다. 이미 쇠소깍은 투명카약과 수상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출장길이라 청승맞게 혼자 앉아서 타는 모습을 보일 수 없어 본격적인 쇠소깍 구경을 위해 위로 올라갔다.

쇠소깍을 구경하려면 바로 옆에 설치된 나무데크를 이동하며 보는 방법이 있다. 울창한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니 덥지도 않고 구경하기에 좋았다. 단점이라면 좁고 계단이 있어 휠체어와 유모차가 지나다닐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쇠소깍을 구경할 수 있는 방법은 데크를 이동하며 중간중간에 마련된 '사진찍기 좋은 곳'에서 봐야 한다. 데크 위의 인도에서는 나무에 가려 전혀 볼 수 없다.

또 이곳의 명물인 테우라고 하는 작고 평평한 뗏목이 있는데 줄을 잡아당겨 맑고 투명한 물 위를 유유히 가르며 쇠소깍의 구석구석까지 감상할 수 있는 이색적인 방법도 있다. 쇠소깍에는 매서운 눈, 꼭다문 입술로 쇠소깍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장군 바위, 암컷사자와 수컷사자가 사이좋게 얼굴을 비비고 있는 모습을 닮은 사자 바위를 비롯해 큰바위얼굴, 사랑 바위, 독수리 바위, 기원 바위, 부엉이 바위, 코끼리 바위 등의 이색적인 바위도 있다.

진짜 닮았는지 아닌지 확인하며 구경하는 재미도 솔솔하다. 또한 직접 만든 공예품을 만들어 파는 상인들도 나와 있는데 다양한 제품들이 발길을 사로잡는다. 쇠소깍이 위치한 하효동은 한라산 남쪽 앞자락에 자리 잡고 있어 감귤의 주산지로 유명하며 주상절리대와 중문해수욕장, 천지연폭포를 비롯해 민속촌 등의 관광지가 인접해 있어 같이 보는 걸 추천한다.

▲가는길=공항에서 렌터카를 이용할 경우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먹거리=유명한 관광지다보니 식당이 많이 있다. 주차와 식사를 동시에 해결한다면 인근 식당에 주차를 하고 식사 후 구경하는 방법도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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