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차단에 중요한 고비를 맞은 가운데 자가격리 이탈처럼 돌발변수에 대한 관리에 여전히 한계를 보이고 있다.
관리할 자가격리자가 1주일 사이 두 배 늘어났고, 격리 대상자가 이탈 기간에 동선과 접촉자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확진자가 머문 병원에서 휴원 기간에 작업자들이 오가는 리모델링이 진행되는 사안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대전에서 처음으로 고발장이 접수된 자택격리 대상자 조모(40)씨는 연락 두절 8시간 만에 서구 둔산동에서 위치가 확인돼 집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연락이 끊어지고 격리지역을 벗어난 기간에 조씨가 어떤 교통수단으로 어디를 갔는지는 조사되지 않았다.
단지, 조씨가 격리 기간인 지난 10일에서 15일 사이 3회에 걸쳐 자택을 벗어나 연락이 닿지 않았고, 그때마다 휴대폰 위치는 중구 산성동과 서구 가장동, 둔산동을 오갔다는 정도가 확인됐다.
조씨가 메르스 감염증상을 보이거나 확진되지 않아 집으로 복귀시키는 수준에서 자가격리 이탈에 대한 처리가 마무리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최근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대전과 충남 경찰이 위치를 추적해 출동한 31건 모두 집으로 귀가시키는 수준으로 종료됐다.
대구의 사례처럼 나중에 확진자로 밝혀져 뒤늦게 동선을 조사하는 경우 역학조사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역 보건소 관계자는 “증상을 보이지 않고, 가족 내 발병이 아닌 이상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은 크지 않아 구체적 동선 등의 조사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메르스 관련 자가격리 대상자가 지난 10일 198명 수준에서 16일 387명까지 두 배 늘어난 것도 대상자 관리에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밖에 메르스 확진자가 양성판정 전에 진료를 받았던 의원 중 휴원 기간에 리모델링을 진행한 것도 이를 지켜보는 주변에서는 불안감을 초래하는 돌발변수가 되고 있다.
대전 한 의원은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방문해 2시간 20분간 머물며 진료를 받았고 이 때문에 지난 10일부터 자발적 휴원에 들어갔으나, 휴원 기간에 병원 안에서는 근로자들이 오가며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환자가 메르스 확진으로 판정되고 해당 의원에 대한 전체 소독을 벌인 후 의원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돼 감염우려는 없다는 설명이지만,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이들은 상당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해당 의원 관계자는 “주변의 우려는 있을 수 있겠지만, 질병관리본부가 직접 병원 내 시설에 대한 소독을 벌인 후에 작업을 시작해 감염에 대한 부분은 해소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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