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휴가를 제주도에서 골프투어로 지낼 생각이었던 김모(48·중구 부사동)씨도 계획을 취소했다.
행선지를 다른 곳으로 바꾸려고 고민도 했지만, 다중이용시설은 감염 우려가 높다는 소식이 들리자 불안감에 아예 휴가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예상과 달리 수그러들지 않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 여름 휴가를 취소하려는 지역민들이 늘어나면서 각종 해외·국내 여행상품을 준비한 여행업계에 느닷없이 서리가 내리고 있다.
지역 여행사들은 여름철 여행 성수기 특수를 기대했지만, 고객들의 예약 취소와 메르스 관련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으면서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 16일 국토교통부가 변재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국적항공사별 국제선 여객 예약취소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2일까지 13일간 약 17만4127건의 항공권(대한항공·아시아나·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 예약이 취소됐다.
1일 평균 약 1만4000여명이 국내방문 및 외국방문 등의 해외여행을 취소한 셈이다.
항공사별로는 대한항공이 약 8만명, 아시아나 6만3237명, 제주항공 2만1957명, 진에어 5222명, 티웨이 3682명, 이스타 29명(환불인원) 순이다.
에어부산의 경우 메르스로 인한 예약취소 건수는 별도 집계되지 않았지만, 국제선 탑승률이 작년대비 1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펜션 등을 운영하는 업주들 역시 메르스 확산에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예약고객들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냐, 문제가 없느냐”는 문의전화이지만, 이 같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예약객 감소 우려가 큰 상황이다.
특히 6월은 여름 휴가철의 길목으로 메르스 공포를 초기에 진정시키지 못할 경우 8월까지 여름 대목을 한꺼번에 날릴 수 있다는 점에서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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