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양대병원 응급실 진료 잠정 중단 15일 오후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응급실 출입문에 '진료 잠정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심폐소생술을 하다 메르스 확진 의료인이 발생한 병원 측은 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와 협의해 응급실 진료를 일시 중단하고 중환자실과 외래는 일정 기간 신규 환자를 받지 않기로 했다.
연합뉴스 |
전문가들은 '의료기관 내 감염'인 만큼 추가 확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확진판정을 받은 간호사에 대한 조속한 격리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지역에선 처음으로 4차 감염자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마음을 놓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감염경로=지역 보건당국에 따르면 148번 환자인 건양대병원 간호사 A(39·여)씨는 지난 3일 당시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됐던 36번 환자(82)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다 감염됐다.
36번 환자는 이날 오후 8시 56분 사망했고, 다음날 오전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36번 환자는 대전 첫 번째 감염자인 16번 환자(40)와 같은 병실을 사용하다 감염됐다.
지난달 31일 16번 환자의 감염이 확인되면서 같은 병실에 있던 36번 환자는 음압시설이 있는 1인실 병상으로 옮겨졌다. 고혈압과 천식 등을 앓던 36번 환자는 건강이 급격히 안좋아져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은 혹시 모를 전염을 대비해 고글과 방호복, 마스크 등을 착용하는 레벨D 개인보호구를 갖추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그러나 A씨는 방호복과 마스크 등을 착용한 상태인데다 심폐소생을 실시하다보니 땀이 흐르고, 더위를 느껴 순간적으로 손으로 고글과 마스크를 만진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이때 A씨가 36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A씨가) 레벨D 보호구를 다 착용하고 CPR을 했는데, 아무래도 CPR이라는 과정이 굉장히 몸을 많이 움직여야 되는 상황”이라며 “CCTV를 분석한 결과 마스크나 고글을 만지는 등 전염이 될 수 있는 행동이 있었다”고 밝혔다.
A씨는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았고 ▲개인보호구를 착용하고 의료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격리 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그는 정상 근무 중 지난 11일 발열 등의 증상을 느껴 병원 측에 신고했고, 이날부터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지난 12일 1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2차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서 확진자로 분류됐다.
▲조치 및 전망=보건당국은 역학조사관을 파견, A씨의 이동 경로와 접촉했던 환자와 의료진 파악에 나섰다. 현재까지 환자 3명과 의료진 9명 등 모두 12명이 병동 격리나 자가 격리 등의 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양대병원은 추가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15일 오후 5시부터 응급실을 잠정 폐쇄했다. 중환자실도 기존 환자 대상으로만 운영되며, 외래의 경우 메르스 의심환자를 제외한 내원객 중심으로 이뤄진다. 수술의 경우 응급수술에 실시한다. 기존 입원 환자들의 진료는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건양대병원 관계자는 “지난 11일 간호사가 발열 등의 증상을 느껴 병원에 바로 알렸고, 자가 격리조치 중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현재 치료병원으로 옮겨졌고, 접촉자들에 대한 역학조사를 보건당국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추가 확산을 막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건양대병원에서 4차 감염자가 발생했지만 의심 증상을 느낀 A씨가 바로 보건당국에 알려 자가 격리된 만큼 추가 환자 발생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메르스는 증상이 시작된 후부터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전파력'을 갖기 때문이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A씨 본인이 증상을 느끼자마자 신고해 자가 격리 됐고, 1차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아 이때까지 접촉한 사람들이 감염됐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선 철저한 대비가 필수인 만큼 접촉자들에 대한 격리 조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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