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나 고열 환자가 선별진료소에서 1차 문진 후 결국 검사장비가 있는 건물 내에 들어가 검사를 받고 있어 완전한 분리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2일과 15일 두 차례 메르스 안심병원을 지정하고 15일부터 순차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메르스 안심병원은 일반 환자들이 병원을 통한 메르스 감염을 예방하도록 호흡기질환자와 일반 환자를 분리해 진료하는 병원을 말한다. 병원을 찾은 호흡기나 고열 환자가 별도의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를 받도록 해 병원 내에서 일반 환자와 뒤섞이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 안심병원 상당수가 건물 밖 선별진료소에 호흡기 환자를 진료할 의료장비를 설치하지 못한 실정이다.
안심병원으로 지정된 지역 한 종합병원은 건물 밖 선별진료소 두 곳에서 전문의가 상주해 38도 이상 고열환자나 호흡기질환자를 직접 진찰했지만, 검사장비가 선별진료실에 마련되지 못했다.
기침과 고열 등 호흡기 환자의 정확한 발병 원인을 찾기 위해 엑스레이 촬영이나 소변검사가 필요해 결국 의료장비가 있는 병원 내에 들어가 검사가 이뤄지는 것.
전문의가 환자의 메르스 의심 경력이나 증상을 판별한 후 감염우려가 없을 때 병원 내에 입장하는 것이지만, 안심병원에서도 호흡기질환자와 일반 환자의 완전한 분리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안심병원을 찾은 환자 김모(55·여)씨는 “엊그제부터 몸에 열이 있어 약국에서 해열제만 먹다가 안심병원이 있다기에 찾아왔다”며 “선별진료실에 엑스레이 촬영이나 혈액·소변 검사장비가 없다기에 병원 내에서 검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안심병원마다 선별진료실을 운영하는 방식이 제각각이다.
안심병원으로 지정된 지역의 또다른 종합병원은 지하 5m 아래가 보이는 환풍구 위에 선별진료실을 마련해 책상과 의자를 둔 게 전부였고, 옆에는 액화산소통과 함께 접근 금지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질병관리본부는 “호흡기환자에서 메르스감염이 발생해도 다른 환자의 감염 가능성은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로 보건복지부-대한병원협회 공동점검단이 국민안심병원의 운영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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