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열린 권선택 대전시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 증인신문을 통해 도피 장소 및 생활자금 등 일부 내용이 공개됐다.
총무국장 임씨의 증언 내용에 따르면 임씨는 전화홍보원 불법수당 지급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가 시작될 무렵인 지난해 8월 모습을 감췄다.
그 후 그가 첫 도피장소로 선택한 곳은 부산이었다. 열차를 이용해 이동했고 선거팀장 김씨와 함께였다.
도피생활 초기 임씨는 선거팀장과 서로 의지가 될 것으로 생각해 함께 생활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갈등이 생겨 헤어지게 됐다.
그가 9개월간 머문 지역은 부산과 천안, 군산, 서울 등이었고, 자수하기 1~2주 전에는 논산과 보령 대천에서 숨어지낸 것으로 밝혀졌다.
주로 찜질방이나 모텔, 호텔에서 지냈고, 도피생활 9개월간 1000여 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피자금 마련에 대해 임씨는 “처음에 가지고 있던 400만~500만원의 현금과 아는 지인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아 생활했다”고 했다.
임씨는 도피생활 중 지인들과 연락은 주로 공중전화를 사용했다.
자수하기 한 달 전에는 권 시장 변호인인 법무법인 태평양 사무실을 찾기도 했다.
임씨는 “서울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 조직실장 조씨, 김종학 전 대전시 경제특보, 회계책임자 김씨 등과 함께 만남을 가졌다”면서 “컴퓨터 가공거래가 어떻게 있었는지와 선거캠프 자금 전반에 대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검찰에 자수한 당일에는 대전지역 변호사 사무실을 먼저 들르기도 했다.
임씨는 “지난달 18일 오후 1시께 법무법인 유앤아이 소속 김동철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고, 검찰 자수 앞서 사전 설명을 했다”고 진술했다.
권 시장 항소심 증인신문이 끝날 무렵 자수한 배경에 대해 “권선택 대전시장과 회계책임자 김씨가 잘못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자수를 결정했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선거캠프 관계자의 지시에 따라 자수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아니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동안 임씨는 검찰 수사과정에서 도주 경위 등에 대해 일체 진술을 거부해 왔으며, 이날 법정 증언을 통해 관련 내용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박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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