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1일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쥬라기 월드'(매출액 점유율 71.5%)는 지난 주말(12~14일) 동안 관객 153만 1517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 1290개 스크린에서 모두 1만 9947회나 상영된 결과다.
특히 쥬라기 월드의 개봉 첫 주 누적 관객수는 180만 9004명으로, 올해 개봉작 가운데 지난 4월 23일 개봉해 첫 주에만 340만 명을 동원했던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에 이은 두 번째 기록이다.
개봉 당시 어벤져스2는 첫 주말(4월 24~26일)에만 무려 1843개 스크린에서 2만 8985회 상영되며 또 다시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불렀다.
쥬라기 월드의 관객 동원 기록은 여타 영화를 압도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2위 '샌 안드레아스'(12.3%)는 627개 스크린에 8909회 걸려 28만 5792명을, 3위 '매드맥스:분노의 도로'(6.1%)는 414개 스크린에서 4878회 상영돼 13만 9112명을, 4위 '스파이'(5.5%)는 384개 상영관에 4290회 걸려 12만 5641명을 모았다.
공교롭게도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1위부터 4위까지는 할리우드 영화가 모두 휩쓸었는데, 이들 영화 4편의 매출액 점유율 합계는 95.4%에 달한다.
이로 인해 5위부터 10위까지의 순위를 채운 모든 영화는 1%대, 0%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데 머물렀다. 사실상 할리우드 영화 4편이 극장가를 독식한 셈이다.
앞서 영화 칼럼니스트 김형호 씨는 CBS노컷뉴스에 “메르스의 영향으로 사람 많은 곳에 가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영화 관객이 감소할 텐데, 이는 결국 특정 영화에 관객이 더 몰릴 가능성을 품고 있는 것”이라며 “이달 시장 축소는 최상위권 영화보다는 중하위권 영화에 큰 타격을 주는 '딜레마 현상'이 벌어질 수 있는데, 이 점에서 메르스 사태는 외화보다 한국영화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영화의 기록은 처참했다. 같은 기간 5위 '간신'(1.4%)은 255개 스크린에 1653회 걸려 3만 1888명을 동원했고, 6위 '악의 연대기'(0.7%)는 180개 스크린에서 1109회 상영돼 1만 5534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또한 8위 '은밀한 유혹'(0.4%)은 197개 상영관에 957회 걸려 9103명을, 9위'무뢰한'(0.4%)은 93개 스크린에서 545회 상영돼 8934명을 동원하는 데 머물렀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이 같은 할리우드 영화의 극장가 독식은 지난 10일 개봉하려 했던 '연평해전'이 메르스 사태의 여파로 개봉일을 2주 늦은 24일로 연기해 경쟁작이 없는 상황에서 더욱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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