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날씨 속 복숭아, 포도 등의 여름 과수들이 본격적으로 출하되지 못한 틈을 타 수입과일이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과일수입 확대에 따른 소비행태 변화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과일류의 연평균 소비 증가율은 1990년대 2.8%에서 2000년대에는 0.7%로 급감했다.
2012~2013년 도매시장 과일 거래액 비중의 경우 10년 전과 비교해 국산 과일과 과채류는 35.4%포인트, 32.9%포인트 각각 증가한 반면 수입 과일은 90.5%포인트나 급등했다.
특히 6월로 들어서면서는 동네슈퍼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전통시장 등 골목상권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이는 수입과일의 품목들이 다양해진데다 품질과 가격경쟁력까지 갖추면서 대중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계절에 구애받지 않아 국내과일의 대체 소비가 가능하다는 점과 외국식품 경험 증가에 따른 소비자 입맛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체리, 망고 등 수입과일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온라인 마켓인 옥션의 '과일 판매신장률(5월)'은 지난해 동기 대비 국내산 과일은 14% 감소한 반면 수입과일은 88%나 증가했다.
가장 높은 판매신장률을 보인 수입과일은 체리ㆍ석류로, 같은기간 1095% 급증했다. 오렌지(70%), 자몽(84%), 블루베리ㆍ크랜베리(20%)도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더워진 날씨에 주스, 스무디 등 상큼한 과즙음료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이들 과일의 수요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수입과일의 급증은 국민과일로 불리던 감귤 등 국내 과일 시장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과일 시장 위축 우려에 따라 국산 과일의 매력을 홍보할 수 있는 소비촉진운동 등 홍보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수입 과일 시장이 지난 2~3년새 눈에 띄게 커지면서 수박·포도·복숭아 등 여름철 국산 과일 소비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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