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학원 불법채용 혐의 교사 첫 구속

대전지검, 조만간 재단이사 등 신병처리 나설듯

<속보>=학교법인 대성학원의 교사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 첫 구속자가 나오며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재단 이사 등 윗선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전지검 특별수사부(부장검사 이준엽)는 돈을 주고 교사로 채용된 혐의(배임증재 및 업무방해)로 학교법인 대성학원 산하 고등학교 현직교사 A씨(35·여)를 지난 10일 밤 구속했다.

대전지법 이종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배임증재 및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A씨에 대해 “범죄혐의 소명 있고 사안 중대하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오후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신문)에서 검찰은 A씨의 관련 혐의를 밝히며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A씨 변호인 측은 관련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가 수천만원의 돈을 학교 측에 기부하는 방법으로 부정 채용된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따라 A씨는 지난 4월 검찰이 대성학원 교사 채용비리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뒤 구속된 첫 사례가 됐다.

이번 교사 채용비리 수사에서 첫 구속자가 나오면서 지금까지 풍문으로만 떠돌던 사립학교의 '교사 채용 장사'가 사실로 드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또 한 달 가까이 성과 없이 지지부진 하던 검찰 수사도 탄력받을 전망이다.

검찰은 특히 재단 윗선에 대한 수사의 칼끝을 세우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학교법인 대성학원 이사 안씨와 배우자인 전 대성중 교장 조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다. 안씨는 재단 이사장의 아들이다. 검찰은 A씨처럼 돈을 주고 부정채용된 사례가 관행화 됐을 것으로 보고 금품거래에 대해 연결고리를 찾고 있으며, 또 공사 금액 부풀리기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 중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월 대성학원 산하 중·고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던 중 검은돈 전달 창구로 이용된 것으로 보이는 '차명계좌'를 발견했다. 지난달부터는 대검으로부터 회계전문가 2명을 지원받아 차명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집중 분석해 왔다.

한편, 사립학교 현직교사가 구속됐다는 소식에 지역 교육계가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현직 교사가 구속됐다는 것은 그동안 말로만 전해졌던 교사 채용 장사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라며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