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스 극복을 위한 의료진과 민·관의 힘들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11일 대청병원에서 질병관리본부와 의료진이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성희 기자 |
메르스와의 전쟁, 시·도민이 나서기 시작했다. 불안과 공포가 휩쓰는 포연 속에 희망이 싹트고 있는 것이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과 환자, 격리자들을 위해 민·관과 각계각층이 힘을 보태면서 메르스 사태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고 있다.
대전사랑시민협의회와 대전시민사회단체는 11일 대청병원을 시작으로 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 을지대병원 등을 순회 방문했다. 의료인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지난 2일부터 외부와 차단된 채 10일 이상 격리된 대청병원 앞에서, '여러분은 대전시민의 영웅입니다'라는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의료인을 격려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병원 명단이 공개되면서 경제적 손실과 환자의 불편함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돼 안타깝다”며 “그럼에도, 시민의 안전과 불안 해소가 우선시 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끝까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시리라 믿고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메르스 사태의 최후 보루는 성숙한 시민의식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개인의 무책임한 의식이 사회 전체의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배운 만큼, 시민 모두 성숙한 자세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병원과 자치구 보건소 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과일과 식수, 빵 등의 위문품을 전달한 협의회는 당분간 출·퇴근 시간 병원 등에서 '의료인 여러분 힘내세요'라는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기관·단체들의 동참도 시작됐다.
▲ 같은날 대전사랑시민협의회를 비롯한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대청병원과 건양대병원, 충남대병원, 을지대병원 등 지역병원 앞에서 의료인을 격려하는 릴레이 피켓 캠페인을 벌였다. [대전시 제공] |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충남지부는 자택 격리자들을 위해 12일부터 격리 중인 210세대를 방문해 가구당 쌀(10㎏), 라면 1박스(30개), 부식품 한 세트(통조림 등) 등의 생필품을 지원한다.
유성구도 12일 예비비를 투입해 격리된 52세대에 가구당 12만원 상당의 부식과 화장지 등 생필품을 비롯해 수요조사를 거쳐 필요한 물품을 추가 지원한다. 서구 역시 자가 격리 중인 208에게 체온계와 샴푸, 라면 등 1인당 8만3000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하고, 필요한 물품을 조사 중인 대덕구는 복지 차원에서 지원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한국자유총연맹 서구지회(회장 김영문)도 이날 서구 메르스 종합대책본부와 서구 보건소를 찾아 마스크와 간식 등을 전달했고, 가수원동 방위협의회(회장 김정현)는 가수원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에게 나눠달라며 마스크 200개를 기부했다.
앞서, 지난 9일에는 세사리빙 대전도안점(사장 김태정)이 기탁한 방역 마스크 6600개는 정림동과 관저동 주민센터와 보육원, 노인요양원, 경로당, 장애인시설 등 33곳에 200매씩 전달했다.
건양대병원에는 시민이 자발적인 응원을 보내고 있다. 한 학부모는 소정의 간식비를 기부하고 한 시민은 마스크 100여 개를 택배로 보냈다. 건양대 의대 학생들은 환자들과 의료진을 위한 릴레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이 대전시와 충남도에 1500만원씩 모두 3000만원의 특별 성금을 기탁해 기업들의 지원에 물꼬를 텄다.
이날 오전 충남대병원 앞에서 의료진 격려 캠페인에 참가한 권선택 대전시장은 “현장에 가서 의료진들의 애로사항을 들어보면 참으로 눈물겹다”며 “메르스로부터 시민들을 지키는 최일선의 의료인들을 응원하는 분위기가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희진·송익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