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이는 나만 따라 해 |
이 책을 읽으며 과거 어린 시절의 나의 모습이 떠올랐고, 나아가 직장을 다니는 부모로 인해 나의 여섯 살 아들이 마주해야 할 외로움과 공허함이 느껴져 짧은 글의 그림책임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큰 감동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권윤덕의 고양이는 나만 따라 해는 주인공 여자 아이인 '나'의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다. 초등학생 정도의 주인공 여자 아이의 눈을 통해 보여지는 고양이와 나의 관계, 주변 환경에 대한 묘사 등을 이 아이의 관점에서 말하고 있다.
▲ 정혜영 사서(대전평생학습관부설산성도서관) |
주인공 여자 아이와 같이, 외로움을 많이 타는 아이들은 자신이 아끼는 인형이나 애완견, 보이지 않는 친구 등 다양한 종류의 비밀 친구를 만들어 놓곤 한다. 이 책의 주인공 여자 아이도 집에 찾아온 고양이와 어느덧 비밀 친구가 되었고 내면의 외로움과 두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 그림책 뿐만 아니라 외국 그림책인 존 버닝햄의 '알도'나 앤서니 브라운의 '겁쟁이 빌리'도 비밀 친구와 관련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주인공들이 어떤 비밀 친구와 함께 외로운 마음을 극복했는지 비교해 가며 읽어 보면 좋을듯 하다.
책 말미에서 늘 집안에서 고양이와 놀던 주인공 여자 아이는 점차 자신감을 회복하게 되고 결국 또래 친구들이 많은 바깥 세상으로 씩씩하게 나갈 수 있게 된다. 그림책 속 여자 아이의 당당한 얼굴 표정과 몸짓이 그림으로도 매우 잘 표현되어 있다. 이 그림책은 화려하고 다양한 색채 및 이미지와 함께 글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여자 아이의 내적 성장 과정 스토리가 잘 담겨져 있어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한번 쯤 읽어 보길 권하고 싶다. 또한 책을 읽은 뒤에 자녀와 함께 다양한 비밀 친구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을 통해 자녀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으면 좋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