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2시, 대전 중구 성모병원 응급실 앞에 간호사와 직원이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방문객의 체온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었다.
응급실에 찾아오는 환자와 보호자, 119구급대원까지 한쪽 귀를 열고 체온 측정을 벌였고, 여기에 방문자가 외국에 다녀왔는지, 병원 또는 격리자 접촉 여부를 꼼꼼히 확인했다.
응급실에 급하게 온 환자나 상복을 입고 사망확인서를 발급받으러 온 상주도 메르스 예방을 위한 체온측정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 전체 출입문에서 직원들이 2~3명씩 방문자 점검을 하고 있다. 병원이 더이상 감염원이 되지 않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서울삼성병원에 이어 을지대병원까지 메르스 확진자가 응급실을 통해 들어와 여러 환자와 보호자가 감염되고 확산되는 계기가 돼 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같은 시각 대전의 또다른 종합병원의 선별진료실도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건물 밖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에서 응급실과 호흡기내과에 찾아오는 환자를 하나하나 문진해 메르스 의심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구분했다.
이때 119구급차를 타고 종합병원 응급실 앞에서 내린 한 환자(63·여)는 체온 측정 결과 38.5도로 나왔다. 여기에 지난주까지 대전서 확진자가 나온 병원에 입원했었고 얕은 기침에 가래까지 있어 메르스 접촉자로 의심됐다. 이에따라 병원은 환자를 선별진료소에 잠시 머물게 한 후 국가지정 격리병원으로 이송할 구급차량 출동을 요청했다.
대전소방본부는 지난 8일부터 메르스 환자 이송을 위한 전담 구급대 5개팀을 조직해 고열환자를 지정된 구급차량으로 격리병원에 이송하고 있다. 병원까지 이송한 구급차량은 일반 환자용으로 메르스 접촉이 의심돼 더이상 이송할 수 없었다.
하지만, 환자를 국가지정 격리병원까지 이송할 차량은 30여분 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현재 메르스 전담구급대 차량은 5대로 발족 후 사흘간 87차례 출동할 정도로 많은 병원에서 이송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같은 메르스 환자를 위한 선별진료소는 대전 6곳, 충남 10곳, 세종 1곳이 운영 중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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