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고 격리자가 처음으로 3천명을 넘어선 10일 서울 이촌동 대한의사협회 메르스 대응센터에서 협회관계자들이 전화 상담을 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날 오전 11시 현재 메르스 확진자가 108명, 사망 9명, 격리자는 3439명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제공 |
대전시가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메르스 상담창구인 120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허술한 안내 체계에 시민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10일 오전 실제 기자가 메르스 상담을 받기 위해 대전 120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쉽지 않았다.
2~3차례 전화를 한 끝에 간신히 콜센터 상담원과 연결이 된 상태에서 메르스 감염 여부에 대한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보건소로 연락을 하라는 안내뿐이었다.
콜센터 상담원은 “대전거주자로 대청·건양대·을지대를 방문했을 경우 접수해준다”며 “고열, 기침, 재채기, 가래, 호흡곤란 증상이 보이면 자치구 보건소를 찾으라”고 답했다.
이같은 상담을 토대로 해당 보건소에 연락하니 “일단 동네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마치 핑퐁하듯 '120콜센터→자치구 보건소→의료기관→120콜센터'로 전화돌려막기가 이어졌다.
이처럼 메르스 신고가 들어오는대로 자치구 보건소에 떠넘기면서 시민들의 불편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전시가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콜센터를 구축하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받겠다고 했지만 콜센터와의 연결이 원활치 않고 콜센터와 지역 보건소 간 연계도 허술한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선에서는 대응 체계에 구멍이 뚫려 있는 등 여전히 우왕좌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상당수 상담사들의 부족한 전문성에 따른 모호한 답변과 무책임한 대응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권모씨(28)는 “어젯밤 고열증상이 있어 메르스 증상인가 싶어 콜센터로 전화를 걸었다”며 “하지만, 관할 보건소나 아니면 의료기관 쪽을 방문하라는 일반적인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기존 상담원들의 인력만으로 급증하는 메르스 민원을 일일이 해결하기는 어렵다는게 콜센터 측 설명이다.
대전 120 콜센터의 메르스 상담건수(오전 8시 현재)는 1213건으로 메르스 초기 증세 등을 묻는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대청·건양대·을지대를 내원 방문했던 시민들의 신고는 115건 접수됐다.
시 관계자는 “실제 하루빨리 메르스 확진환자를 찾아 관리해야 시민들이 안전하다”며 “가끔 콜센터를 통해 일부 시민들이 불안감을 갖고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가 있는데 행정기관을 믿고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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