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메르스 사태 확산 탓에 소비 위축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결국 경기 침체가 가속화 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높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올 3월까지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경기 회복 신호를 주시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수출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10.9% 줄었고, 2009년 8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이는 등 수출 부진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소비마저 위축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수출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기준금리 인하 분위기를 내비쳤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9일 내놓은 경제동향에서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고, 수출둔화 영향으로 생산·투자 회복이 다소 지체되는 상황”이라며 확장적 통화정책을 펴주길 바란다는 신호를 보냈다.
같은날 박근혜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메르스 발생에 따른 경제적 파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기재부를 비롯한 관계부처가 모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계부채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 한은이 금리를 쉽게 내리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메르스 확산이 실물경제에 부담으로 작용,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거 사스 사태 때 수출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을 받아 주식시장이 요동쳤기 때문이다. 부진한 수출경기 상황에 메르스 사태까지 이어져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메르스가 더 확산될지, 진정될지 알 수 없어 시장의 위험요인으로 볼 수 있다”며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내수마저 위축되면 금융시장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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