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가 지역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만큼 환자들의 건강상태를 궁금해 하는 지역민들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대전지역에서 발생한 메르스 환자들의 치료는 국가지정 격리병원인 충남대병원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 병원은 독립된 공간에 마련한 격리병동 내 음압병상에서 메르스 환자 9명의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치료 진행 상황이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전무하다.
매일 오전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정례브리핑에서 건강 상태를 밝히곤 있지만 '불안정'과 '안정'이라는 두 단어로 설명하는 실정이다.
이들이 메르스에 감염되기 이전에 앓던 질환의 여부나 평소 건강 상태 등에 대해 전혀 알 수 없는 셈이다.
중앙메르스 관리대책 본부의 정례브리핑을 보면 지역에서 발생한 15명의 환자 중 3명(23번·24번·83번 환자)은 불안정한 상태다.
문제는 이런 구조가 메르스 공포에 휩싸인 시민들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킨다는 점이다.
지난 3일 숨을 거둔 36번 환자(82)와 8일 숨진 84번 환자(80)는 각각 만성신부전증과 폐렴을 앓고 있었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기 전부터 질환을 앓아온 것이다. 또한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고령이라는 점도 고려할 대상이다.
그러나 시민들은 단순히 '메르스로 인해 사망했다'고 믿을 수밖에 없다.
환자들의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메르스 환자 사망'이라는 소식만을 접하기 때문이다.
'메르스 환자 건강상태를 공개하라'는 여론에 충남대병원은 10일부터 치료 중인 메르스 환자들의 건강 상태를 매일 브리핑하기로 결정했다.
김봉옥 충남대병원 원장은 “병원에서 치료 중인 메르스 환자들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이들의 건강 상태를 매일 브리핑하도록 하겠다”며 “환자들의 개인정보를 제외한 건강 정보를 공개해 지역민들이 메르스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을 해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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