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소변검사를 통해 발열 원인이 추정됐고 메르스 병원에 다녀온 적 없지만, 병원 측은 계속 기침하는 어머니를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해 추가 진료를 거부한 것.
119구급대도 출동을 거부해 택시를 타고 대전 대학병원에 온 곽씨 어머니는 방광염 진단을 받고 가까스로 진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메르스가 지역을 덮친 후 발열과 기침, 메스꺼움 등을 호소하는 일반 환자들이 병원 진료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일부 병원은 진료할 수 없다며 거부하거나 보건소에서 진료받을 것을 안내하는 실정이다.
대전에서 일선 의료기관과 보건소 사이 메르스 의심증상을 판별하는 기준에 큰 차이가 있다.
지역 보건소는 대전 대청병원과 건양대병원, 을지대병원처럼 메르스 확진자가 있었던 병원에 같은 기간과 시간ㆍ장소에 방문 및 입원한 경우에 제한적으로 의심 대상자로 분류하고 있다.
확진자가 있던 병원에 같은 시간이더라도 다른 장소에 있었다면 신고자가 발열이나 기침 증상을 호소해도 일반 병원 진료를 안내받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메르스가 병원 내 일정 장소에서 감염이 이뤄지기 때문에 여러 조건이 같아야 발열이나 기침 증상에 보건소가 자택을 방문해 객체를 수거해 검사를 의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건소 진료 대상이 아니면서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일반 환자까지 일반 의료기관에서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돼 진료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대전 대덕구의 A병원은 “확진자 병원을 방문한 호흡기 환자는 우리가 돌볼 수 없고 보건소를 방문해 달라”고 진료를 기피했고, 서구 둔산의 또다른 병원 역시 “병원 전체가 문을 닫을 수 있어 고열환자는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안내했다.
이때문에 상당수 발열과 기침 증상의 환자들이 보건소에 전화해 문의하고 있지만, “진료를 거부하는 행위는 처벌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들을 뿐이다.
대전은 현재 충남대병원과 대전선병원, 한국병원 등 병원 6곳에 메르스 의심환자를 위한 선별진료센터를 9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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