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는 안희정 지사가 도민과의 정보공유를 수차례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메르스 확진환자의 이동경로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상태다.
9일까지 모두 6명의 도민이 확진을 받았고 경기도민 확진자도 충남에 유입됐지만, 도는 이 중 2명(83번, 92번)에 대한 이동경로만 공개했을 뿐이다.
재정정보공개 등으로 모범이 되며 안희정법까지 통과시킨 마당에, 일부 메르스 정보는 아직도 공개하지 않는 속내에 대해 도민들은 물론 인근 지자체까지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지사와 일선 공무원의 엇박자다. 안 지사가 모습을 보이면 메르스 정보는 아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공개된다.
하지만 담당 국장을 비롯해 일선 공무원들은 최대한 숨기려하는 눈치다. 이런 모습은 평소에도 자주 보이는데, 지사의 원문 정보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도정운영 철학이 일부 생각이 다른 일선 공무원 사이에서는 무시되고 있다는 증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7일 도의 메르스 대응 긴급 대책회의 때 아산부시장과 천안의 한 보건소장 등은 정보공개 시 지역 및 인접지역민의 불안감이 증폭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비공개를 주장했다.
일부 관료의 안이한 생각도 원인이다.공무원은 관리 차원에서 알아야 하지만, 도민들은 모르는게 약이라는 식의 편협한 사고를 일부는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국이 메르스 차단에 실패한 상황에서 감추려는듯한 모습까지 감지되자 국민들은 더욱 불안해졌고, 스스로 알고 대처해야한다는 의지가 강해졌다. 진실 공개에 따른 대응 및 판단은 도민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아우성이다.
탁상행정이 여전한 것도 문제다. 정부나 도나 거의 매일 담당 공무원끼리만 모여 회의하고 결론을 내니 틀에 박힌 생각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위기대응 능력 부재도 지목된다. 담당 국장 교체 후 얼마 되지도 않는 상황에서 정부조차 감당해내지 못하는 희귀 전염병 통제에 대한 업무를 보건 분야의 한 부서가 맡기에는 애초부터 무리였다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문제는 정부지침이다. 메르스 정보를 무단 공개하는 공무원은 사법처리까지 한다는 말이 돌고 있다. 협박에 가까운 정부의 명령에 위축된 도 공무원들에게는 도백의 지시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모양새다.
한편에선 도에서 정보파악을 못해 비공개로 둘러대는 것 아니냐는 불신도 팽배하다. 도민들은 “왜 유독 메르스 정보 공개는 타 지역보다 한 박자 느리고, 경로에 대해선 비공개까지 고집하는지 모르겠다”며 “정보를 알아야 스스로 접촉을 줄여 전염자도 줄고, 메르스가 빨리 종식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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