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보건당국과 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5~17일 평택성모병원에서 국내 첫 감염자(68)와 같은 병동에 머무르다 메르스에 전염됐다.
A씨는 이후 발열과 설사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지난달 22일 대청병원을 찾았다. 그는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던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지난달 28일까지 4인실 병상에 입원했다. 이 기간 동안 같은 병실 환자와 간병인, 같은 병동에 있던 환자들까지 모두 7명이 감염됐다.
A씨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퇴원 후 직접 28일 건양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이곳에서도 평택성모병원 방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6인실에 입원 조치됐고, 같은 병실 환자와 간병인 등 7명에게 메르스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전문가들은 “병원 내원 당시 A씨가 평택성모병원 입원 사실을 알렸거나 병원에서 미리 파악했다면 3차 감염 확산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고 진단한다.
현재 A씨와 밀접 접촉했던 사람으로 분류돼 2개 병원에서 격리 중인 총 인원은 170여명에 달해 추가 3차 감염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대전에서 확인된 15명의 메르스 환자 중에선 남성(10명)이 여성(5명)보다 2배 많다. A씨와 같은 병실에서 생활한 환자들이 모두 남성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6일 대청병원에서 A씨와 같은 병실 환자의 간병인(63)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첫 여성 감염자가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60대가 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70대(4명), 80대(3명), 40대(2명) 등의 순이었다. 사망자는 모두 80대 환자에게서 발생했다.
감염 장소를 나눠보면 확진자와 같은 병실을 쓴 경우가 9명, 같은 병동 입원은 5명이었다. 입원환자는 11명이었으며 간병인과 배우자는 각각 2명이었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대전 첫 메르스 감염자가 대전의 2개 병원에서 입원하면서 3차 감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이 환자와 접촉했던 사람들이 격리돼있는 만큼 잠복기를 따져보면 이번주 내 3차 감염자 발생이 마무리되고, 진정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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