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대전남부소방서 구급대원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앰뷸런스를 꼼꼼히 소독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대전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3차 감염자가 속출하고 사망자까지 나오면서 메르스 공포가 지역을 휩쓸고 있다. 지역 종합병원들은 메르스와의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7일 보건당국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대전의 메르스 확진자는 모두 9명이다. 대전 첫 번째 메르스 감염자인 16번(40)환자가 확인된 지난 1일 이후 하루에 1~2명꼴로 3차 감염자가 발생했고, 이 중 한명(84)은 사망했다.
국가지정 격리병원을 비롯해 메르스 환자가 입원했던 대청병원과 건양대병원 등은 주말 사이 전열을 가다듬었다.
국가지정 격리병원은 메르스 확진자 치료에 중점을 두고 있다. 불안정했던 16번 환자의 건강상태는 안정적인 상태로 돌아섰다. 격리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나머지 7명의 환자들도 특이사항 없이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격리병동에 근무 중인 의료진들의 사기는 높고, 최근 이들의 피로 누적을 막기 위해 간호 인력이 추가 파견됐다. 응급실 앞 설치된 선별진료소에는 호흡기내과 교수들이 상주하면서 혹시 모를 의심환자 발생에 만만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16번 환자가 가장 오래 머물렀던 대청병원은 방역과 소독에 전력을 쏟고 있다. 정문은 물론 각 병동 내 문틈에서부터 커튼까지 소독하고, 전 직원이 매일 병동을 대청소하고 있다.
이동제한 조치로 옴짝달싹못하는 환자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 중이다. 대청병원은 감염자가 입원했던 병동 의료진의 피로도가 심해지자 질병관리본부와 지자체에 간호사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자가 격리 중인 의료진은 20여명이고, 병원 내 입원환자들은 100여명에 달한다.
건양대병원은 3차 감염자가 추가로 나타나면서 자가 격리자들과 자체 격리 인원의 증상 확인에 집중하고 있다. 자가 격리중인 의료진은 50여명이고, 이 중 메르스 의심 증상이 나타난 인원은 아직까지는 없다. 병원 자체 격리인원은 모두 57명으로, 16번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 35명과 보호자 22명 등이다.
메르스가 군부대에도 진격한 가운데 국군대전병원에도 8명이 격리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4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오산 공군기지 소속 원사와 접촉한 병사들이다. 이들 중 6명은 원사를 병문안한 인원이고, 나머지 2명은 원사를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한 의무병과 운전병이다. 8명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문병 인원 6명은 잠복기가 지나 격리가 해제됐다.
한 지역 종합병원 관계자는 “이번주가 대전지역 메르스 사태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병원의 철저한 소독과 격리자 관리로 메르스 추가 확산을 막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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