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좋은 예방법은 손 소독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수가 35명까지 늘어난 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메르스 예방을 위해 손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특히 교육청의 일괄적인 가이드 라인 없이 학교장 자율로 휴업을 결정하면서 일부 학교는 자율 등교(원)이라는 웃지 못할 등교방식까지 등장하는 해프닝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4일 오후 5시 현재 대전지역에서 단축수업과 휴업을 결정한 학교는 유치원 45, 초등학교 87, 중학교 22, 고등학교 3, 등 총 158개교로 집계됐다.
전날 휴업을 결정한 학교들은 학부모가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가 입원했던 병원 의사와 간호사라는 이유로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쳤거나 학부모가 메르스 관련병원에 근무했던 것이 주 이유였으나 메르스 확진 환자가 증가하면서 예방 차원에서 휴업을 결정하는 학교도 점차 늘고 있다.
일부 학교의 경우 학부모들의 휴업을 요구가 커지자 자율 등교를 결정하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같은 대전이라도 학교마다 상황과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교육청에서 일방적 휴업결정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학교와 어린이집 등이 갑작스럽게 휴원에 들어가면서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의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갑작스럽게 휴원이나 휴업이 결정되자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그냥 집에 아이를 방치할수도 없는데다 그렇다고 학교에 보낼 수도 없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서구 관저동에 거주하고 있는 임 모(남·35)씨는 “어제(지난 3일) 어린이 집에서 메르스로 인해 휴교령이 내려져 목·금요일 이틀간 휴원을 하게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당황스러웠지만, 인근에 있는 처가에 부탁해 아이를 맡겼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 모 씨는 “벼락같은 휴원 소식에 아이를 어디에 맡길지 고민이 컸다”며 “다행히 처제가 아이를 봐줄수 있다고 말해 출근길에 아이를 맡기고 왔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처럼 부모 또는 가족에게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부부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이를 돌봐줄 곳을 찾지 못한 일부 부부들은 어쩔수 없이 휴원 중인 어린이집에 자율등원시켜 무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는 현실이다.
직장인 서 모(34·여) 씨는 “부모님과 가족 등이 아이를 돌봐줄 상황이 못돼 휴원 중인 어린이집에 아이를 자율등원을 시키고 왔다”며 “만약 어린이집에서 메르스 발병시 학부모가 책임질 수 밖에 없다고 해 더욱 가슴이 미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신 모씨는 “갑자기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불안하지만 어린이집에 보냈다”며 “아이에게도 너무 미안하다. 사태가 심각해져 휴원이 지속될 경우 어떡해야 좋을지 벌써 걱정”이라고 불안감을 내비쳤다.
오희룡·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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