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됐다지만 안심 못해”… 내원객 불안심리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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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됐다지만 안심 못해”… 내원객 불안심리 증폭

감염자 음압병상서 치료, 전문 격리시설 설치 시급

  • 승인 2015-06-04 18:11
  • 신문게재 2015-06-05 5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메르스 공포 확산

“이 병원에 메르스 환자들 몰려있죠?”

4일 오후 국가지정 격리병원인 A병원 본관 로비. 한 내원객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병원 직원에게 물었다. “현재 완벽히 격리된 상태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지만 내원객은 의심을 거두지 못했다. 그는 “메르스 환자들이 철저히 격리됐다고 하지만 찝찝하고, 신경이 쓰인다”며 병원을 떠났다.

대전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감염자들이 늘면서 국가지정 격리병원을 찾는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4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국가지정 격리병원인 A병원에는 이날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B(69)씨를 포함해 총 5명의 환자가 격리병동 내 음압병상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음압병상에선 감염자들의 치료가 이뤄지며 외부와의 접촉은 완벽히 단절된 상태다.

격리병동은 A병원 건물 중 한곳에 위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인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이곳으로 향하는 출입로는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격리병동이 병원 내 존재하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털어놓는다. 정확한 격리 병동의 위치나 환자들의 건강 상태 등이 공개되지 않는 점도 시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3살 여아를 둔 김모(35·여)씨는 “병원에선 메르스 환자들과 접촉할 경우는 전혀 없어 안전하다고 알리고 있지만 내심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격리병동 위치를 알려 환자들이 피하거나 멀리 떨어진 공간에서 별도로 운영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우려감이 커지자 A 병원은 홈페이지에 “격리병상은 완벽한 설비가 갖추어진 독립된 시설 안에 위치하고, 완벽한 보호 장구를 착용한 의료진은 엄격한 안전수칙에 따라 활동한다”며 “환자가 수용된다 하더라도 감염성 질환이 병원의 다른 공간으로 전파될 가능성은 없다”는 의견을 게시했다.

전문가들은 감염병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맞춤형 격리 치료시설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겠지만 감염병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선 치료와 진단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전문 격리시설이 필요하다”며 “별도의 전문 격리시설이 있다면 감염병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고, 사람들도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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