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감염자이기도 한 이 사망자가 격리된 후 첫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부실 검사 논란이 불가피해 보건당국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첫 확진 환자 발생, 잇따른 3차 감염자 판정, 그리고 첫 사망자까지 발생한 후 맞는 첫 주말, 메르스 공포가 확산될 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4일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국내에서 모두 36명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격리자는 1667명으로 전날 1364명보다 303명이 늘었다. 자가격리자가 1503명, 기관에 격리된 감염의심자가 164명이다. 반면, 격리 기간에 증상이 발현되지 않아 격리가 해제된 인원은 전날보다 10명이 증가한 62명으로 집계됐다.
대전에서는 하룻밤 사이 또 2명이 늘어 모두 6명으로 집계됐다.
대전 최초의 확진 환자 A(40)씨가 3일간 입원했던 두 번째 종합병원에서 같은 병실을 사용했던 남자(69)가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남자는 A씨를 포함해 다른 4명과 6인실을 함께 썼다. 이로써 A씨와 같은 병실을 썼던 5명 중 앞서 2명을 포함해 모두 3명이 3차 감염자로 확진됐고, 나머지 2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격리 치료를 받다가 지난 3일 오후 9시쯤 숨진 남성(82)도 이날 오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대전에서는 확진 환자 중 첫 사망자다. 이 남성은 A씨와 같은 병실을 사용해 지난달 31일부터 격리 치료를 받았다 지난 2일 음성 판정을 받았던 환자지만, 재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지난 3일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오산공군기지 간부 1명을 비롯해 격리된 6명도 국군대전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세종에는 격리자만 3명이다. 충북에도 아직 확진 환자가 없다. 정밀검사를 받은 사람 6명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6명은 자진 신고자 1명, 확진 전 사전 접촉자 1명, 보건복지부 격리자 2명, 검사 의뢰자 2명으로 분류됐다.
확진자와 격리자가 급증하고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등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가 이날도 모든 사항은 비공개 방침을 고수한 가운데, 부실 방역을 지적하는 등 정부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유언비어까지 가세해 갈수록 혼돈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권준욱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추가 감염은 모두 병원 내 감염 사례”라며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조만간 병원 내 각종 도구와 커튼, 환자복과 리넨 등에서 채취한 검사물 결과와 특단의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 유례없이 빠른 확산으로 변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부는 관련 결과를 이번 주 중에 발표할 예정이다.
윤희진·송익준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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