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바다가 기분 좋은 날, 우리는 섬을 탔습니다…통영 소매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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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바다가 기분 좋은 날, 우리는 섬을 탔습니다…통영 소매물도

사랑에 빠진 쌍둥이 오누이 슬픈 전설 담은 남매바위 공룡바위전망대서 바라보는 탁 트인 섬 주변 백미

  • 승인 2015-06-04 13:27
  • 신문게재 2015-06-05 14면
  • 이성희기자이성희기자
[주말여행] 통영 소매물도

소매물도를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가는 방법과 거제의 저구항에서 가는 방법이 있다. 연휴를 맞아 거제도로 떠난 가족여행이라 우리는 저구항에서 소매물도를 들어가기로 하고 저구항으로 이동했다. 예정된 뱃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그런건지 날이 조금 흐려서 그런건지 터미널은 한산했다. 매표소 직원들도 이런저런 물음에 친절히 답을 해줬다. 이동시간 및 구경방법, 등대섬까지 걸어들어 갈 수 있는 시간 등등….

우리가 간 날은 물 빠지는 시간이 오후 4시 30분부터였다. 마지막 배편이 오후 4시 15분이니 등대섬으로 들어가는 것을 포기해야 했다. 그래도 거제까지 왔으니 구경을 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티켓을 구매하기로 하고 10시 40분에 들어가 오후 2시에 나오는 티켓을 구매했다. 점심이 애매할거 같아 터미널 2층에서 충무김밥도 샀다. 들어가기 전까진 몰랐다. 3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이 부족하단걸….

출발시간에 맞춰 여객선 타는 곳으로 나갔다. 2층 구조의 배가 기다리고 있었고 신분증과 티켓을 보여주고 배에 올랐다. 아이들이 있어 1층의 방안으로 들어갔고 그렇게 40분을 달려 소매물도에 도착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아픈아이를 돕기 위한 통기타 동아리 회원들의 노랫소리였다. 섬에서 들어서 그런지 더 운치있었다. 일단 등대섬은 못 건너가더라도 전망대까지는 올라가 등대섬을 비롯해 주변을 감상하리라 생각하고 안내판을 살펴봤다. 왼쪽으로 돌아서 가는 방법과 가운데 길을 가로질러 올라가는 방법이 있었다. 우리는 왼쪽 길을 택했다.

완만한 길을 조금 따라 가니 골짜기 중간에 집채만한 바위가 있었고 그 아래로 30m 떨어진 해안가에 또 다른 커다란 바위가 있었는데 이 바위를 일컬어 남매바위라 부른다. 위에 있는 크고 거뭇한 것이 숫바위고 아래에 있는 약간 작은 희멀쑥한 바위가 암바위이다. 이 바위는 옛날부터 특별하고 애잔한 전설이 전해져 오는데 어릴때 헤어졌다가 성장해서 만난 쌍둥이 남매가 오누이 사이인줄 모르고 사랑에 빠져 부부의 인연을 맺으려는 순간에 하늘에서 번개가 치며 벼락이 떨어져 두 남녀가 바위로 변해버렸다는 얘기다. 그렇게 남매바위를 구경하고 다시 길을 재촉했다.

갑자기 좁고 험한 산길이 이어졌다. '조금만 가면 다시 평탄한 길이 나오겠지'란 생각으로 한참을 갔는데 길은 더 험해졌다. 경사가 가파르고 울퉁불퉁한 바위도 나오는 험난한 길이 계속 이어졌다. 중간중간에 쉬는 사람을 비롯해 새참을 먹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마침 배가 고프던 우리도 평평한 바위에 터미널에서 사온 충무김밥을 펼치고 먹기 시작했다. 배가 부르지는 않았지만 허기를 달래기엔 충분했다. 전망대는 아직 멀었는데 타고 나갈 뱃시간은 다가오고, 우리는 다시 정상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험난한 산길을 약 30분정도 걸으니 비교적 평탄한 길이 나왔고 섬 가운데를 가로질러 오는 길과 만났다.

전망대로 올라 가는 길에는 1996년에 폐교된 소매물도 분교도 있다. 지금은 나무와 수풀로 우거져서 정문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또한 1970~80년대에 남해안 일대 밀수를 감시하던 곳인데 현재는 역사관으로 탈바꿈한 관세역사관도 볼 수 있다. 역사관을 지나 조금만 더 가니 우리의 최종목적지인 공룡바위전망대가 보였다. 전망대에서는 등대섬을 비롯해 공룡바위와 소매물도 주변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뱃시간에 쫓겨 사진 찍고 부리나케 오던 길을 다시 내려왔다. 물론 내려올때는 섬을 가로지르는 가운데 길로 내려왔다. 가파르고 계단이 많은 것을 제외하곤 시간도 단축되고 좋았다. 그렇게 내려와 시원한 음료로 갈증을 해결하고 섬을 빠져나왔다.

소매물도는 편하게 관광할 수 있는 코스가 아니다. 낮은 산 하나를 넘어야 한다고 마음먹고 가야한다. 최소 3시간이상의 여유를 갖고 구경해야 하며 힐이나 불편한 신발보다는 운동화를 비롯해 가벼운 활동화를 신어야한다. 간단한 음식이나 수건, 여벌옷도 챙기는게 좋다. 특히 소매물도를 갈 때 바닷물이 빠져 물길이 열리는 시간을 체크하고 가야한다. 물길이 열려있어야 등대섬을 건너가 볼 수 있기 때문에 시간체크는 필수다. 자칫 시간착오라도 생긴다면 섬에 들어갔다 나오지 못하는 불상사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잦은 기상변화로 예고 없이 배가 뜨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단단히 여비를 챙기는게 좋다.

▲가는길=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타면 1시간 20분 정도가 걸리고 거제 저구항에서 타면 40분이 걸린다.

▲먹거리=섬 안에 식당과 매점, 커피숍 등이 선착장 근처에 있다. 하지만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길에는 아무것도 없으니 도시락 및 김밥 등을 사서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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