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충남을 덮치고 있다.
천안에서도 확진환자가 발생했고, 아산에서는 의심증상자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내포신도시는 이미 다수의 확진환자가 나온 대전과 왕래가 잦으며, 타지역 확진자가 충남의 병원을 거친 사실도 밝혀졌다. 도민들 사이에선 발생현황과 경로를 감추기만 하는 당국에 분노를 표출하는 한편, 대량 전염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3일 보건당국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밤 12시께 천안 A 병원에 격리돼 있던 메르스 의심환자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확진자는 경기도에 주소를 둔 40대 여성으로 최초 메르스 확진환자를 진료했던 의료진으로 알려졌다.
A 병원에는 또 다른 의심환자가 격리병동에서 검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원은 기존에 타지역 메르스 확진자들이 치료받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100여건의 예약진료취소와 문의전화 쇄도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메르스 1차 감염자 중 한 사람이 충남을 거쳐 서울에서 격리치료 받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 환자는 지난달 4일 입국해 11일 아산의 한 병원을 거쳐 14일 경기도 평택의 모 병원에 입원했다가 17일 서울 국립의료원으로 이동한 것으로 당국의 경로조사결과 드러났다. 또 의심환자 1명은 지역 병원에서 당국의 검사결과 1차 양성판정을 받고 타지역 병원으로 이동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현재 충남에서는 확진환자 1명, 의심환자 3명, 자택격리자 107명이 메르스 모니터링 대상자에 올랐다. 도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확실한 실시간 현황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도민 박모(33)씨는 “정확한 발생 및 역학관계가 있는 장소를 알아야 접촉을 피할 것 아니냐”며 “대응도 확실하게 하지 못하면서 감추기만 하니 3차감염자까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당국은 이날 메르스 전염을 막기위해 9개 학교를 휴업시켰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휴업하지 않은 학교에서도 자체적으로 등교하지 않은 학생도 많았다는 전언이다.
아산은 초비상이다. 이날 새벽 아산시민 2명이 의심증상을 보여 국립의료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또 한 중학생도 오후 늦게 의심증상을 보여 모 병원에 격리됐는데, 그동안 학교생활을 이어오며 다른 학생들과 접촉했다는 점에서 주민들은 감염자 및 관리대상자가 대폭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아산=김기태·내포=유희성·천안=김경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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