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에서 메르스 3차 감염환자가 발생, 당국과 병원이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2일 대전의 한 종합병원에서 선별진료실을 만들고 있다. 이성희 기자 |
처음으로 3차 감염자들이 나오면서 대전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격리 대상자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환자를 비롯해 격리자, 병원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2일 대전에서 남성인 B(73), C(78)씨 등 2명의 메르스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첫 확진 환자 발생 후 하루만이다. 이에 따라 대전에 메르스 확진 환자는 모두 3명으로 늘었고 격리된 관리대상자는 모두 109명이 됐다. 전국적으로는 확진 환자 2명이 사망하면서 생존 확진 환자는 23명이고 관리대상은 756명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2명의 추가 발생자는 국내 첫 3차 감염자라는 것이다.
첫 확진 환자인 A(40)씨는 경기도 평택 모 병원에서 국내 첫 확진 환자와 지난달 15~17일 같은 병실을 사용했다. 퇴원 후 대전으로 왔지만, 지난달 20일부터 열감을 느껴 첫 번째 종합병원에서 6일간, 두 번째 병원에서 지난달 28~30일 6인실에 입원했었다. 첫 3차 감염자인 BㆍC씨는 A씨와 두 번째 병원의 병실을 함께 쓴 것으로 확인됐다.
3차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가족이나 의료진 등의 추가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격리ㆍ관찰대상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도 이날 브리핑에서, “3차 감염과 관련해 현재 격리대상자를 분류하고 있다”며 “끝나면 현재 격리자 수보다 상당 배수 높은 수치를 분류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병실이 아니더라도 같은 병동 혹은 같은 층에 있던 환자들이 생겨났다. 자가격리자가 아니었으나, 감염 환자로 확인된 사람은 2차 감염 환자 22명 중 15명이나 된다.
감염병 신고를 의료진 혹은 환자 개인의 신고에만 의존하는 것도 문제다. 국내 첫 환자 A(68)씨는 의료기관 4곳을 거친 후 보건당국이 의심환자로 신고했다. 그동안 2차 감염 환자들이 크게 늘었고 급기야 3차 감염 환자까지 발생한 것이다.
메르스 발생 지역과 환자가 머문 병원 이름의 비공개도 논란이다.
보건당국은 지난달 20일 첫 확진 환자 확인 이후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지역과 병원을 밝히면 공포와 걱정을 키울 수 있고, 해당 병원에 불필요한 낙인이 찍히면서 환자들이 내원을 꺼리는 등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3차 감염자까지 나온 만큼, 지역과 병원을 공개해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않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성명을 내고, 지역과 병원명을 공개하고 메르스로 피해를 본 의료기관에는 국가 보상을 해주는 정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메르스는 밀접 접촉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어떤 환자가 해당 병원에 있었다고 해서 그 병원에 가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우려”라며 비공개 원칙을 고수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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