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도로 및 교통체계가 그렇다.
내포신도시의 도로는 이주민과 원주민, 방문객 모두에게 '미로'라고 불린다.
좌회전 및 유턴 불가 등으로 도로체계가 복잡해 한번 길을 잘못 들면 출구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비꼰 말이다.
내포신도시는 곳곳의 교차로에서 좌회전이 금지돼 있고, 유턴할 곳도 마땅치 않다.
그래서 이주자 주거단지나 업무단지 등에서는 길을 찾아 헤매다 결국 불법유턴이나 역주행 행위까지 저지르게 된다.
또 건물의 출입구 주변 도로에는 중앙선이 절단되지 않은 채 그대로 연결돼 있어 대부분의 차량이 중앙선 침범을 하면서 주차장에 진입하는 실정이다.
차나 사람도 다니지 않는데 먼 길을 돌아 반대차선으로 진입하는 것은 시간낭비일 뿐이라는 판단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민들 사이에선 “불법행위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원망까지 나온다.
하지만 충남개발공사 등 관계기관은 대부분 모르쇠 행정 및 경영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심지어 개발공사는 직원 및 세입자, 방문객들이 매일 중앙선침범을 하는 사옥 앞 중앙선 절단 및 좌회전 허용 개선방법조차 생각도 못하고 있다.
이들의 핑계는 대부분 “전문가들의 분석을 거친 원래 계획이 그렇다”는 것이다. 나중에 차량 통행량이 많아지면, 혼잡 방지를 위해 좌회전 금지나 일명 P턴이라고 하는 우회도로 이용 등의 현재 시스템이 딱 들어맞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그 계획은 인구 10만명이 가득찬 도시를 상상한 결과물일 뿐이다.
수년째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데도 몇년후가 될지 모르는 인구 10만 계획도시 얘기만 하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은 현실에 맞는 도시 운영을 요구하고 있다.
인구 10만에 맞는 도시 운영은 그때가서 하면되고 지금은 중앙선 절단과 각 구역에서의 좌회전 허용 등 주민들이 편리한 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이주민은 “텅빈 도시에서 미래 상상이나 하면서 우회로를 이용하는 등 도로를 헤메는 모습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소연 했다.
내포신도시를 점검한 한 기관의 공무원은 “계획도 좋지만 현실에 맞게 몇 년간은 주민편의를 위한 행정 및 경영을 펼쳐야 하는데, 관계기관은 고집만 부리고 있어 공무원 입장에서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지난해 3월 토론회를 열고 “내포신도시 개발계획이 2008년 만들어지면서 현재의 시점에서 맞지 않는 부분도 있고 수정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고 밝힌바 있다.
과거의 계획에만 얽매인 기관의 태도에 답답함을 느끼는 주민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익재 도 개발공사 사장은 “사소한 계획 변경도 승인이 필요해 어려운 점이 있다”며 “신도시 건설추진 실무협의회에서 시스템 개선을 강력하게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내포신도시의 주민등록상 인구는 7268명이며, 출퇴근 인구와 공사현장 직원 등을 포함한 유동인구는 약 1만3000명이다.
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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