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스 3차 감염자와 사망자가 발생하며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일 격리된 환자가 입원한 대전의 한 종합병원에 엘리베이터 이용을 제한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성희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식당가, 백화점, 대형마트, 영화관 등 지역 유통계가 손님의 발길이 끊기는 것은 아닐지 시름에 잠겼다.
지난해 세월호 침몰사건으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에 또다시 메르스 여파로 인해 시민들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다중이용시설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 등 자치단체들도 가급적 대규모 행사를 자제하는 등 메르스 확산 차단에 나서고 있다.
메르스는 아직까지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대규모 집객시설 방문을 자제하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만이 최선책이라고 알려진다.
이에 여름철 특수를 기대했던 음식점 등 외식업계부터 타격이 예고된다.
직장인들의 회식과 단체 모임이 줄어들면서 영업손실로 이어질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번 주 들어 식당과 술집은 물론 연회장을 갖춘 대형 식당이나 예식장, 호텔 등의 예약률이 평년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지역 식당가는 메르스를 원망하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오류동 A음식점 대표 정모(45)씨는 “경기가 조금 살아나는가 싶더니 최근 회식을 예약하는 단체 손님들이 예약을 취소하는 등 발길이 뚝 끊겼다”며 “사실상 치료약이 없다는 데 누가 올까싶고 별 뾰족한 수가 없다”고 한숨만 내쉬었다.
극장가의 피해도 만만찮다. 대표적인 집객시설인 영화관은 주말이면 수백명의 인파가 몰려 매진을 이어갔지만, 최근 '메르스'에 대한 우려로 관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이같은 우려 속에 대전 CGV는 2일 오전 메르스 확산을 막기위해 서둘러 외부 통로를 점검하고, 소독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역에서 시민들이 느끼는 공포는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할 당시 상황에 버금가고 있다.
지역 백화점과 대형마트 또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단 추이를 지켜보겠다면서도 자칫 살아나던 소비심리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벌어질까 초조한 표정이 역력하다.
지난 1일 여름학기(6~8월) 정규강좌를 개강한 롯데백화점 대전점의 경우 2일 수강 취소 건수는 14건에 달했다.
이날 백화점 세이 문화센터도 취소 문의 전화가 20여통에 달했으며, 직접 방문해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특히 자녀를 둔 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문화센터 수강 취소 건수 대부분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엄마랑 아빠랑 강좌' 등이 었다.
갤러리아 타임월드 역시 지난달 29일부터 접수를 시작한 가운데 수강 신청건수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다섯 살 아들을 둔 최모(34·여)씨는 “지인들과 함께 문화센터에 등록해 아이들 강좌를 들으려고 했는데, 대전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등록 취소를 고민하고 있다”며 “특히나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을 데리고 다중이용시설을 가는 것은 꺼려진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몇년 사이 각종 악재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해도 엎친데 덮친격”이라며 “개인간 접촉으로 인한 질병 감염 예방을 위해 현장 개인 위생 관리수준을 대폭 강화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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