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환자 중 2명이 숨진데 이어 대전에서 메르스 2명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2명이 국내 첫 메르스 3차 감염자로 확인됐지만 이들 환자들이 어느 병원에서 입원해 있다가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 전혀 발표되지 않아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민들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2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3차 감염자 두명은 지난달 31일 대전의 국가지정병원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16번째 환자 A씨와 같은 병실에서 지난달 28~30일 함께 입원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은 '병원도 못 믿겠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정부가 메르스 확진 환자에 대한 진료 병원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병원에 입원한 가족이 있는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직장인 최원석(40)씨는 “부모님이 병원에 입원해 계신데 간병인들도 잘 구해지지 않고, 어느 병원에서 감염됐는지도 몰라 정말 답답하다”며 “정부가 단순히 사망자나 3차 감염자 수만 공개하지 말고 이동경로나 감염 원인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녀들을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미 경기도의 일부 학교가 휴교에 들어간 상황이지만 대전의 경우 공식적인 휴교는 없는 상황이다.
5살과 8살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 이은혜(39)씨는 “어린이집의 경우 한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반아이 전체가 감기를 옮을 정도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나이여서 더욱 걱정”이라며 “당분간은 어린이집에 맡기지 않고 부모님께 돌봐달라고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메르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면서 확인되지 않은 괴담이나 중동인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반감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오는 12일까지 대덕연구단지에서 진행중인 한국형 과학단지 모델 연수 프로그램에 UAE와 카타르 관계자 2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가 증폭되자 주최측은 교육과정에서 외부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차단하고 있다.
천안에서는 2일 오전 한 인터넷 카페를 통해 '천안의 A대학 병원 2층에 메르스 환자 3명이 입원해 있으니 병원에 가지 말라고 전해 달라'는 글이 캡처돼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밴드 등 SNS를 통해 시민에게 확산되기 시작해 천안 지역 일대가 긴장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오희룡·천안=김경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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