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이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관광업계가 외국인 관광객 방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감염 환자가 지속 증가할 경우, 유커(중국 관광객)를 비롯해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 관광을 기피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이유에서다.
1일 관광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메르스 감염자 발생 이후 대만을 제외한 외국관광객들의 대규모 국내여행 예약취소 사태는 빚어지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메르스와 관련, 개인여행자의 취소 또는 감염 확산·피해 여부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모두투어인터내셔널 홍보팀 김주연 씨는 “메르스 관련해 외국인 관광 취소가 늘고 있고 문의도 급증하는 추세”라며 “주로 중국인 관광객의 단기간 서울 시내 패키지 투어가 취소 됐다”고 전했다. 하나투어 홍보팀 송원선 과장은 “국외 관광객들이 메르스 관련 한국이 안전한가, 한국의 상황이 어떤가를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취소 문의가 없는 것으로 집계된다”면서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등 내국 관광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메르스 감염이 확산돼,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들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외국 관광객의 기피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뾰족한 묘수가 없다는 점에 업계는 고심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 조치와 언론의 보도사항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답답함을 금하지 못했다.
지자체의 의료관광사업 추진에도 빨간불이 커지며 당혹감이 적지 않다.
대전의료관광지원센터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센터에 메르스 관련 문의는 없었다”면서도 “대전에서 감염 환자가 나타난 만큼, 대전으로 의료관광을 오는 환자들이 있을 경우, 메르스 환자가 거쳤던 병원을 제외한 다른 병원으로 모실 방침”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에서 선을 그었다.
최소망 수습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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