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덕 대전선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 소장 |
최근 의학의 개념이 치료에서 예방과 조기 발견으로 그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건강검진이 건강관리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건강검진의 모든 것에 대해 대전선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 김기덕 소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건강검진은 왜 필요할까?=일반적으로 건강검진은 질병의 증상이 없을 때 적절한 검사를 시행, 조기에 병이 있는지 밝혀내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 의료보험관리공단이 검진을 시작해 현재는 생애 주기에 따라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1~2년 간격의 검진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성인의 경우 일반건강검진, 5대(위, 간, 대장, 자궁경부, 유방) 암 검진, 그리고 만 40세와 66세를 대상으로 한 생애전환기 건강검진 등이 시행되고 있다.
질병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건강검진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조기에 치료함으로써 합병증을 줄이고 생존율을 높인다. 예를 들면, 유방암의 경우 1·2기에 발견되면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높아지지만, 원격전이가 있는 4기의 경우 생존율이 30%로 낮아진다. 실제로 암 조기 검진사업에 포함된 5대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 내시경을 통한 위암검진이 활발해지면서 위암 사망률이 60% 이상 감소했다. 자궁경부암 검진 또한 암 발생과 사망률을 60% 이상 감소시켰다. 고위험군에 대한 간암검진도 간암에 의한 사망률을 약 40% 낮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 건강검진은 만성질환의 여러 위험요인들을 발견해 교정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들은 증상이 없기 때문에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건강검진은 이렇게=건강검진이라 하더라도 무작정 받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자신의 성별과 나이에 따라 신체적인 특징이나 주요 건강 문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건강검진 주기는 20~30대의 경우 1~3년에 한 번은 실시하는 것이 좋다. 이 시기에 주로 나타나는 질환을 중심으로 한 기본종합검진을 추천한다. 만약 가족력이 있을 경우에는 20대부터 해당 질병에 대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여성의 경우 갑상선 검사와 자궁경부암 검사를 포함해 부인과 검사를 추가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40대부터는 생활습관병이나 만성질환, 심장질환 등 각종 질병에 대한 위험도가 높아지는 시기다. 따라서 1~2년에 한 번씩은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따라서 혈압과 혈당 체크는 기본이고 심장초음파나 위·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50대부터는 뇌혈관질환이나 암 검진을 꼼꼼히 받는 것이 좋다. 60대가 되면 50대에 받는 검진항목에 뇌졸중, 심근경색, 호흡기질환 관련 검사를 추가로 받아볼 것을 권한다. 또 하루에 한 갑씩 30년 이상 흡연을 했다면, 55세부터는 저선량 흉부 CT를 매년 촬영해 폐암에 대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 남성의 경우 이 시기부터 전립선의 건강을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여성은 폐경이 시작되면 골밀도가 급격히 감소해 폐경 직후 첫 5년 간 골밀도 감소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폐경이 시작되면 매년 골다공증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아울러 국가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의 경우 만 40세와 66세에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이 가능하다. 만 40세에는 B형 간염 검사, 구강치면세균막 검사 등을 실시하며, 만 66세는 골밀도검사, 노인신체기능검사, 생활습관검사, 정신건강검사 등이 추가된다.
▲건강검진 이것만은 조심=건강검진을 받기 전에는 가족의 암 병력이나 유전질환, 과거 병력이 있는지에 대해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또 평소 생활습관이나 최근 느꼈던 증상 등을 고려해 자신의 건강상태와 관련된 정보들을 꼼꼼히 파악하는 것이 좋다. 만약 정기적으로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 있다면 건강검진 전에 전문의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암 검진의 경우 각 장기마다 검진 주기를 잘 지켜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암이 자라는 속도와 치료가 가능한 시점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서히 자라는 암은 검진 주기가 길고, 빨리 자라는 암은 검진 주기가 짧다. 따라서 한 번 검진에서 이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가급적이면 주기를 잘 지켜서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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