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장관이 이명박 정부 이후 5년간 단 1명도 배출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정치권과 청와대 일각에서도 대전 충남 장관 배출 여론이 일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황교안 법무장관을 총리 후보자 지명으로 '공석'이 된 법무장관 인사를 조만간 단행할 예정이다.
청와대 안팎에선 박 대통령이 50대인 황 장관(사법연수원 13기)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것을 두고 내각의 세대교체 신호탄으로 보고 있는 만큼, 황 후보자(59) 보다 낮은 기수에서 법무장관을 발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수원 14기에서 대전 출신의 안창호 헌법재판관(58), 곽상욱 감사원 감사위원(57), 노환균 전 법무연수원장(59) 등이, 15기에선 길태기 전 서울고검장(58),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56), 충남 예산 출신의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59), 곽상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57),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58)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역 정가와 대전변호사회 등 법조계에선 안창호 재판관과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을 주목하고 있다.
두 사람은 대전고과 예산고를 각각 나온 대전 충남 인맥이다.
안 재판관은 대전고와 서울대를 나와 대검 공안기획관, 서울서부지검장 직대, 대전지검장, 광주고검장, 서울고검장을 역임했다.
공안통이라는 점이 국회 청문회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이나 충청 배려 차원에서 안 재판관의 이름이 크게 들리고 있다. 대전대 안성호 교수가 친형이며 우형식 전 교육부 차관과 대전고 동기다.
다만 헌법기관인 헌법재판관이 행정부인 법무장관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해 적절치 않다는 법조계와 정치권 내부의 여론이 큰 부담이다.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은 예산고에 이어 충남대 법대를 나온 전형적인 충청맨이다. 지난 2007년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로 이명박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와 관련된 BBK 의혹 특별수사팀을 지휘한 경력 때문에 이명박 정부 들어 검사장으로 승진, 사법원수원 부원장, 대검 중수부장, 부산 고검장을 거쳤다. 현재는 법무법인 세종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이런 인연이 김 전 고검장에게는 부담이라는 관측이 일고 있으나 , 그는 현 정부 들어서도 감사원장,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항상 오르내리고 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일각에선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된 검찰 수사를 검찰과 조율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성 전 회장과 동향 사람을 충청 법무 장관으로 발탁하는 것을 두고 여러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전지검 차장과 검사장을 지낸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55)은 비(非) 공안통으로 황교안 총리 후보자에게 제기된 '공안 총리' 논란으로부터 자유롭고, 전남 순천 출신으로 '탕평인사' 차원에서 법무장관감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공안통을 중시해온 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과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고, 새누리당 일각에서 적잖은 반대를 하고 있다는 말들이 들려오고 있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